한국에 다녀온 이후로 아마도 처음으로 가족들 끼리의 편안한 시간을 가지지 않았나 싶네요.
짐싸고 이사하고 정리하는 모든 일들이 한국에선 너무나 간단한 일이(?)었는데 이곳에선 너무나 간단한 일들도 정말 일이되네요. 박스가 없어서 쌌던 짐을 이사도중 풀고 되가져와 짐을 싸던일 , 그 와중에 인부들과 교회 청년들 밥 해주던 일 , 아마도 그이후로 저희 가족끼리 밥을 먹어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매번 택시를 탈때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바가지를 씌우거나 나쁜 말을 할때 얼마나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분들이 부럽던지.....
하나님께서는 말하지 않는 마음의 소원까지도 들어주시는 분이시기에 여러분들을 통해 또 이렇게 차를 주셨네요.덕분에 오늘 오랫만에 쇼보라는 울란바타르 근교의 작은 마을 다녀왔습니다.
금방 맑은 눈물이라도 한방울 떨어뜨릴 것만같은 파아란 하늘과 푸른 초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말도 많고 소도 양도 눈을 돌리는 곳마다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내 것이 아니어도 부자같은 풍요로운 마음이 폴~폴 생기더라구요.
앞으로 4년이상은 저 귀여운 양들과 늘씬한 말들을 친구처럼 가까이 두고 볼 수 잇다는 것 ! 행복한 일이겟죠?
몽골엔 한국의 도개념의 행정구역 단위를 아이막이라고 하더군요.그리고 읍,면 단위를 솜이라고 하는데 오늘 정처없이 떠난 곳은 쇼보솜인데 제법 큰강이 흐르고 경치가 아름답고 또 몽골에서 흔히 볼 수없는 모래사장이 있는 곳이었어요.날씨만 허락된다면 수영이라도 하고싶은....
한국의 8월은 단내나는 과일들이 풍성하고 무더위가 사람을 무력하게도 하지만 무언가 사람을 동적인 일들을 도모케 하는데 이곳은 하루 일교차가 20~30 정도 큰차로 가을의 중간쯤 와있는 듯 합니다.
한국에 가고 싶다고 요즘 부쩍 아이들이 한국타령을(?) 하네요.
그 아이들 못지않게 저 역시도 한국이 그리워 지네요.
가을이라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보지만 꿈속에서도 한국에 가잇고 한국의 신선한 과일들이 트럭에 실린채 제 앞을 지나가는데 꿈에서 깨어나서도 얼마나 애석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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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야 하는데 알면 알수록 쉽지가 않네요.
오늘도 한국의 17배나되는 이 드넓은 땅에서 갈곳이 없어 지도만 몇번 처다보다 집에만 앉아잇는 아이들이 안쓰러운 생각에 무작정 나가보았습니다. 작아도 한국엔 나가면 먹을 것, 볼 것 ,갈 곳이 많았는데(한국에 있을땐 그걸 왜 몰랐을까요) 정말 이곳은 끝없는 초원과 가축들과 하늘뿐이네요.
하지만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한다고,언젠가는 이것도 그리워지리라 생각하며 오늘도 몇 그루의 나무에 감탄하고 지는 노을의 아름다움에 취하여 돌아와 글을 남기게 됩니다.
돌아오는 길에 주은이가 광야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전하고자 했던 침례요한이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 같다며 요한은 그 광야에서 외롭지 않았을까를 묻더군요. 외로웠을꺼라고 대답하면서 왠지 가슴 한켠에 조금은 찬 바람이 이는 듯했습니다
. 그곳의 광야는 분명 이보다 더 척박햇을거라 생각하며 모든 주어진 것들에 대한 감사와 찬양이 우리가족들의 잠깐의 여유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마무리해 주었습니다..
넓고 넓은 초원에서...한국생활을 그리워하시는 선교사님의 외로운 가족들...
오로지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지경을 넓히려 애쓰시는 선교사님의 의로운 가족들...
모쪼록 늘 강건하시길 기도합니다.
사모님 안녕하세요. 반가운 마음에 로긴했어요. 왠지 그곳 생활과 풍경이 여기랑 똑같은것 같아서. ㅋㅋ
이사하셨구나. 저희도 여기와서 한번 이사했는데 저희의 이사와 동시에 집 공사를 시작했지요.
벽이고 문이고 다 벗겨내고 칠하고 ㅡ.ㅡ;;
가구도 장판도 싱크대도 샤워시설도 없는 곳에서 2달 공사하면서 인부들 밥도 다 해줬었어요 ㅋㅋ
이집 저집 다니면서 샤워하고.. 초여름이었는데 지나고 나니깐 추억이에요...
한국에 비해 참 불편하기 짝이없는 낡고 비위생적인 집 환경이 그나마 있어줘서 감사한 게
지금생각해보면 그때 호되게 고생하고 얻은 감사함인 것 같아요.
이제는 말도좀 되고 차도 있고 살만해지니깐 한국에서는 건물들에 막혀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노을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탁 트인 벌판에 노을이 빨갛게 지면 목동은 말을 타고 양들을 집으로 데리고 가죠
개들도 짖어대면서 양몰이를 하구요.
여긴 시골이라 나가봤자 갈데도 없고 맘 먹고 어디 나갈만큼 시간이 여유롭지도 못하고
2시간 3시간 떨어져있는 같은 지구 교회에 설교하러 다니는게 소풍인데
끝없는 벌판과 돌산이 한국에는 없는 아름다움이죠.
(물론 벌판, 돌산이 전부여서 한국의 아기자기한 산들이 그립기도 하지만..)
여기도 이제 곧 추워지면 야채가 없어지니
야채와 과일 병조림을 하느라들 바쁩니다.
(부득이하게 설탕 소금을 많이 섭취하게 되어서 걱정이에요 ㅠㅠ)
사모님 가정도 겨울 준비 잘 하시고..
건강하세요..
몽골에 계신 PMM 목회자들께서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번 그곳에 갔을 때 여러 가지로 감사했습니다. 캠프장에 있어서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갖지는 못했지만 수고가 많았습니다. 몽골의 초원과 가축들, 파란 하늘들--아마 몽골의 특징이겠지요. 우리는 이 땅에 모두 missionary들입니다. 우리의 크신 Missionary께서 척박한 이땅에 오셔서 영원구원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가지고 마침내 십자가로 마침표를 찍으셨습니다. 하늘을 두고 이땅에 오신 그 사건 자체는 오늘날 낮선 이국땅에서 선교사로 겪는 온갖 애환에 견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모님의 여행담 속에 묻어난 그 모든 것들이 마침내 하늘에서 상급으로 바뀔 그 일을 생각하면서 조그만 위로를 받습니다. 우리에게는 하늘이라는 행복한 종착지가 있어 오늘도 위로를 받습니다. 아무쪼록 어려울 때마다 파란 하늘 저편에 우리를 기다리는 본향을 바라보며 오늘도 건강하시고 큰 위로를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하홍팔 드림
목사님의 글,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몽골의 초원을 보지 못한지도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하늘이 높고 시야가 넓은 몽골의 초원이 눈에 아련합니다.
침례요한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광야에서 40일을 보내는 동안 예수님께서 외롭지 않으셨던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하나님과의 교제가 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교사 교육시간에 항상 강조했듯이
선교는 의사소통입니다(Mission is Communication)
수직적 소통(Vertical Communication)과 수평적 소통(Horizontal Communication) 가운데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소통이 원활하면 외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내산의 모세와 광야의 바울, 밧모의 요한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