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영 선교사

몽골 마라나타 교회 PMM 3

 

        몽골 이름으로 ‘후를레’라고 불리는 청년이 있다. 대학에서 소프트웨어를 배우고 있었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 휴학하였다. 오카와 동급생이어서 2006년부터 가끔 우리 집으로 와 컴퓨터에 이상이 있으면 도와주었다. 키가 크고 과묵하게 생겼으며 말수가 적어서 친구로 사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오카에게 왜 교회에 나가느냐고 하면서 교회에 나가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고 자기는 절대로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이 참으로 정직하고 성실하기에 꼭 잡고 싶었다. 오카에게 이야기해서 한 번씩 교회 일을 도와 달라고 하기도 하고 교회에도 초청했다. 전도하기가 쉽지 않아 고민하고 있던 차에 학원의 주차장을 관리할 사람이 필요했고, 그 일을 후를레의 친구이자 오카의 남자친구(지금은 오카의 남편)와 같이 하고 싶어 해 좋은 기회라 생각되어 허락하여 조금씩 교회와 친해지게 하였다. 한번은 술 취한 여자 운전사가 주차하려고 왔다가 술주정하며 후를레의 뺨을 때리고 행패 부린 일이 있었다. 힘으로 보면 충분히 맞지 않고 오히려 이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후를레는 참고 모진 일을 당한 것이었다. 이 일이 있은 후에 나는 후를레를 다시 보게 되었고 그를 크게 위로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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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예배에 참석하면서 찬양하는 것이 재미있고 좋다며 자기도 찬양대에 참가하여 찬미 부를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기도의 응답이라 생각되어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모른다. 함께 찬양하면서 교회에서의 활동 폭이 점점 커지고 전도회가 있으면 현수막을 예쁘게 포토샵으로 작업하는 일을 하였다. 5남매 중 맏이로서 참으로 성실하고 착한 청년이다. 동생들의 학비를 벌려고 학업을 중단하고 일하고 있으며 2007 3월에 조이와 함께 침례 받고 학원에서 일하고 있다. 찬양대 단원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고 SDA 클럽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은 몽골 이름으로 ‘침바’라고 하는 청년이다. 침바는 장로교회에 4년여 동안 다니던 중 잘 아는 사람 소개로 영어를 배우려고 학원에 등록하였으며 교사의 이야기를 듣고 안식일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하였다. 미국에 있는 삼촌에게 가려고 영어를 배운다고 했고 성경에도 관심이 많아 성경 공부 시간에 제일 많은 질문을 나에게 하였다. 그리고 운동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SDA 클럽에 가입시켜 자주 만나 교제하기 시작하면서 침바에 대하여 조금씩 알게 되었다. 지는 것을 매우 싫어하고 승리욕이 강해서 게임에서 지면 인사도 없이 바로 집으로 가버렸다.

       언젠가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이야기하고 싶다면서 내 사무실로 찾아왔다. 그는 내가 하는 방식이 싫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는 무조건 이겨야 하며 다른 팀을 이기지 못하면 너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침바를 앉혀 놓고 한참 설명하기 시작했다. SDA 클럽은 게임에서 이기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이것을 통해서 친교를 쌓고 다른 친구들을 교회로 인도하기 위한 선교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고 승부에 집착하지 않기 위한 방법과 운동하면서 서로 화내지 않고 싸우지 않는 비결 등을 설명해주었다. 아직 어려서 승부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에 설득하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지만, 영리한 청년이어서 내 뜻을 이해하고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성경 공부 시간에 진지하면서도 엉뚱한 질문을 많이 하던 침바는 미국으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2007 8월에 침례를 받았다. 그동안 교회 다닌 경력이 있어서 2008년부터는 교회의 선교부 부부장으로 봉사하고 있으며, SDA 클럽의 골키퍼로서 나와 의기투합하여 클럽의 목적에 맞게 운영을 잘해 나를 잘 도와주고 있다. 얼마 전에는 침바 부모님이 얼마의 돈을 주면서 독립해서 살라고 해 진로를 위해서 상담을 해 왔다. 국가 기관이라 급여도 좋고 미래가 보장되는 철도청에 자리가 났으니 그곳에서 일해 볼까, 미국의 삼촌에게 가는 것을 다시 시도해 볼까, 장사를 해볼까 하는 궁리를 들었지만, 이것들은 안식일을 지키기가 어려우니 지금 다니는 대학을 졸업하고 2년 후에 필리핀에 있는 1000명선교사에 지원하여 1년간 봉사하라고 권유했다. 그리고 공부를 더 하여 목회자가 되면 좋겠다고 권유했다. 나는 침바에게 더 높은 이상을 꿈꾸고 바라보라고 했다. 하나님의 편에 미래를 맡기기를 권고했더니 지금은 공부하고 미래를 하나님께 맡기는 방법에 마음을 두는 것 같아서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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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외에 소개하지 못한 청년들 다수가 현재 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몽골의 장년층은 대다수가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에 어린 학생들이 교회에 마음 놓고 다니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부모의 반대가 심해서 교회에 결석하는 경우가 많고 친구들이 놀리고 친척들이 화를 내면서 위협하는 때도 있어서 어린 영혼들이 상처를 많이 받고 있다. 몽골에는 종교 특별법이 있어서 16세 미만의 학생들이 교회에 나오려면 부모의 동의가 필요하고 종교를 강요할 수 없으며, 부모가 고발하면 불이익을 받게 된다. 마라나타 교회는 자주 이러한 제목으로 기도한다. ‘부모님들이 자녀의 미래를 너무 걱정하여 교회에 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도록….’ 이 글을 읽은 모든 분들에게 한 가지 부탁을 정중하게 드립니다. 지금 바로 마라나타 교회의 어린 영혼들이 반대와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