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베 기요코

일본 비와코 교회(PMM 3기 안해수 목사)

 

     사람에게는 때로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일어납니다. 제가 61년을 살아오는 동안 저에게는 그런 일이 두 번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아버지께서 사고로 돌아가신 것이었습니다. 막상 그때는 뭐가 뭔지 실감하지 못한 채 장례식을 치렀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별로 대화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괴로운 인간관계의 고통 속에서 기도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불상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그러면 마음이 평온했습니다. 불교의 자취를 따라 떠났던 교토, 나라, 시가, 중국, 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타이 등 실크로드의 여행은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작년 4,5월경에 거의 돌아가실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어머니께서 살고 계시는 교토를 매일 오가며 마음 졸이던 중 6월에 어머니께서 입원하신 그 병원에서 남편도 정밀검사를 받게 되었는데 남편의 진단 결과가 알츠하이머병으로 나왔습니다. 이것이 제 인생에 일어난 두 번째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 정말로 생로병사(生老病死) 중에서 노(), (), ()에 관하여는 아직 10~20년 뒤의 일이라고만 생각해 왔었는데, 갑자기 눈앞에 벌어진 일에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남편에게는 말도 못하고 저는 혼자 깊고 깊은 절망에 빠져 밤에는 잠을 한숨도 잘 수 없었고 심장 맥박은 사정없이 빨리 뛰고 마음은 늘 긴장해 있었습니다.

     그때, 이대로는 어머니와 남편의 병간호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중에, 이전부터 좋은 분이라고 생각해온 그리스도인 야마구찌 마사코 씨가 떠올라 그에게 상담하러 갔습니다. 그것이 SDA 교회와의 첫 만남이 되었습니다. 저는 야마구찌 씨를 따라서 교회에 갔습니다. 그리고 안해수 목사님에게 처음 성경을 배웠습니다. 지금도 그날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죄 짐 맡은 우리 구주’라는 찬미를 불렀는데 하나님의 사랑이 마음에 닿아서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을 길이 없었습니다. 성경 공부를 하던 처음 이틀 동안에는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나서 그 찬미의 첫머리밖에는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안 목사님은 친절하게 티슈 상자를 가져다주셨습니다. 지금도 성경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열심히 가르쳐 주시는 안 목사님과 마음씨가 곱고 남을 배려해주시는 손순희 사모님, 그리고 SDA 비와코 교회로 이끌어 주신 야마구찌 부부께서 여러모로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셨습니다. 고맙고 또 고마워서 아무리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고 해도 모자랄 뿐이라 안타깝습니다. 비와코 교회에 전도회로 온 골든엔젤스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마음이 맑아졌습니다. 타다오미 신묘 목사님으로부터도 매우 훌륭한 말씀과 지혜를 배웠습니다. 8개월 후에 다시 신묘 목사님께서 비와코 교회에 오셨을 때 "타나베 씨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기도하고 있어요."라며 강하게 악수를 해 주셨는데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서투른 감사의 편지를 썼는데 답장도 해주셔서 과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올해 5월에는 한국에서 10명이 건강 전도회를 도우러 오셨는데, 그 대원들로부터 여러 가지 따뜻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기도해 주신 분들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매일 하루의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여러 사람의 큰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합니다. 돌이켜 보면 비록 절망의 구렁텅이에 던져졌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여러분의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되었으니 오히려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남편은 1년 전보다 조금 더 나빠지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와 남편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나님께 맡기고 시련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만 할 뿐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성경을 공부해 가면서 나의 부족한 지혜로는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많이 있습니다. 그것을 이제부터 하나하나 질문해 가면서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을 더더욱 알기 원합니다. 저 자신의 연약함, 어리석음, 죄의 깊이 때문에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디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시고 제 마음에 평안함을 주십시오.”라고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배워서 그 사랑으로 어머니와 남편의 병간호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매일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저와 제 가족을 품어 안아 주실 것을 믿습니다.

 

*타나베 씨는 구도자이고 지금도 열심히 성경을 배우고 있습니다. 이분과 남편은 열성적인 불교신자입니다. 이분은 한국말을 어느 정도 말할 수 있는데 한국어를 배운 동기는 경주 불국사에 가서 참배하기 위해서라고 할 정도로 불교에 열성적입니다. 그리고 두 분 다 여행을 좋아해서 매년 한 달 정도는 여행하십니다. 지금은 타나베 씨만 매주 안식일에 교회에 참석하여 예배를 함께 드리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예전에는 열성적인 불교신자였습니다.”라고 할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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