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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금요일 - 장전된 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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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도할 때에 네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은밀한 중에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으시리라”(마 6:6).

누군가가 나의 머리를 향해 총구를 들이민다면 기도가 나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치고 있는 사람이 이번에는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당시 나는 베트남 참전 중이었다. 거기서 나의 정신세계는 피폐해졌다. 살아갈 이유도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나를 향해 총탄을 발사하기 전에, 단 한 줄기 희망의 빛이라도 발견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것도 없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가정은 풍비박산이 되었고, 나는 좀처럼 감정을 추스를 수가 없었다. 친구들은 반전 시위를 벌이고, 고국은 폭동으로 혼란했다. 전장에서는 무의미하고 무자비한 살육이 자행되고, 게다가 여자 친구로부터 절교편지를 받았다. 병사들은 도덕관념을 거의 상실했고 마약에 찌들어 갔다. 어느 곳을 보아도 암담하고 절망스러울 뿐이었다.
총명한 스무 살 나이에 나는 삶을 다시 진단해 보기로 했다.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아무리 고민해도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힘들어졌다.
캄캄한 밤, 나는 장전된 소총을 메고 산책로를 걸었다. 마침내 결단을 내렸고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총을 오른쪽 관자놀이에 갖다 대었다. 방아쇠를 걸친 손가락에 서서히 힘이 들어갔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된 거냐고!”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신앙심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는 나를 향해 뭔가 분명한 음성이 들려왔다. ‘너 기도해 보았니?’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나 곧 신기하게도 한번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막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웃고 떠들며 욕설을 주고받는 동료들 틈바구니에서 침상 옆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때까지 내가 기억하고 있는 기도, 주기도문을 읊조렸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드러내소서. 세상을 바로잡아 주시고 하늘에서처럼 땅에서도 가장 선한 것을 행하소서. 든든한 세 끼 식사로 우리가 살아가게 하소서. 아버지께 용서받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게 하소서. 우리를 우리 자신에게서와, 마귀에게서 안전하게 지켜 주소서. 아버지께는 그럴 권한이 있습니다! 원하시면 무엇이든 하실 수 있습니다! 영광으로 빛나시는 아버지!”(마 6:9~13, 메시지 성경).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 네 마디가 나의 삶을 구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팀 데이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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