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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0일 일요일 - 새 하늘과 새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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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니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졌고 바다도 다시 있지 않더라”(계 21:1).

1972년 12월 30일은 안식일이었다. 그날은 누나가 결혼하는 날이었고 나는 하나님과 결연하여 침례를 받은 날이다. 그래서 오늘이 정확하게 침례 40주년 기념일이다. 그날 내가 누나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신 아버지께서는 대노하셨다. 또 누나의 마음은 오죽했겠는가를 생각하면 무척 마음이 아팠다. 누나도 특별한 누님이었다. 큰아버지가 6?25 전쟁 통에 딸 하나를 낳고 돌아가셨다. 큰어머님은 곧 개가하셨고 아버지께서는 그 조카딸을 맡아 길러 시집보내는 날이었다. 내가 태어나자 누나는 이미 우리와 함께 있었고 함께 자랐다. 그 누나의 결혼식 날을 토요일에는 잡지 말아 달라고 부탁드렸으나 그 일이 그렇게 되지 않았다. 화가 단단히 나신 아버지께는 감히 인사도 드리지 못한 채 몰래 고향 집을 빠져나왔다. 누나에게는 사전에 사과의 말을 건넸지만 나의 진심을 다 헤아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버스를 타고 다시 열차를 이용하여 순천까지 내려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자기 가족을 돌아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딤전 5:8)라는 생각과 함께 “나와 및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미나 아비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는 금세에 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모친과 자식과 전토를 백배나 받되 핍박을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막 10:29, 30)는 말씀이 겹쳐서 참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나 안식일을 맞이하며 모든 것을 포기하자 평정을 찾을 수 있었다. 예배를 마치고 용수천 냇가에서 장작불을 피우고 꽁꽁 얼어 있는 가장자리를 깨고 들어가서 침례를 받았다. 참으로 감격적이었다. 그 순간 세상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산천초목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뛸 듯이 기쁘고 세상 모든 것을 다 얻은 것 같은 환희에 사로잡혔다.
우리 집은 직계 가족으로 막차를 타신 아버지께서는 결국 침례를 받으시고 하늘 가는 영적 가족에 합류하셨다. 아들 둘이 다 목회하는 것이 불만이셨는데, 손자가 신학과 간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는 쓴소리 한 마디를 내뱉으셨다. 그러나 자식들이 신앙하는 것에서 안정을 찾으셨고 먼 곳까지 교회에 출석하셨다. 가정 예배를 드릴 때는 경건한 자세를 갖추시고 늘 “아멘!” 하시며 믿음을 나타내 보이셨다. 아버지는 돌아가실 무렵 명절이 돌아오면 자식들을 모아 놓고 “이제 이 세상에서 내 임기가 다 끝나가고 있다.”라고 하시며 삶을 정리하셨다. 이제 다시는 아픈 것이 없고 사망이 없는 나라를 소망한다. 더 이상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 없을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면서 모든 눈물을 우리의 눈에서 씻겨 주실 예수님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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