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의 종말 사상


제 9장 아브라함의 행적에 나타난 종말 사상

1) 부르심에 있어서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창 12:1).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 가라사대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 하신지라. 그가 자기에게 나타나신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고”(창 12:7).


  창세기 12장에 기록된 아브라함의 사적은 종말적 사상을 보여준다.

 

1) 부르심에 있어서

 

  아브라함은 갈대아 우르 출신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곳이 어디인지 우리에게 낯익지 않다. 그러나 성경은 그곳이 메소포타미아라고 가르쳐주고 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은 메소포타미아  사람이다(행 7:2).

  오늘날 성경 고고학자들의 노력으로 갈대아 우르가 발굴되었으며, 아브라함이 살던 당시 곧 기원전 2000년 경에 이미 상수도 시설을 갖추고 생활했던 문화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는 거기서 우상을 섬기는 자였고(수 24:2), 유대인의 탈무드에 의하면 데라는 우상 숭배만 한 것이 아니라 우상 장사를 했다고 한다. 그러한 곳에서 아브라함은 셈의 하나님 여호와를 섬겼다. 그래서 하나님은 인생을 두루 살피시다가 그를 택하신 것이다.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를 위하여 능력을 베푸시나니”(대하 16:9).

  “주는 하나님 여호와시라 옛적에 아브람을 택하시고 갈대아 우르에서 인도하여 내시고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을 주시고, 그 마음이 주 앞에서 충성됨을 보시고 더불어 언약을 세우사 가나안 족속과 헷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여부스 족속과 기르가스 족속의 땅을 그 씨에게 주리라 하시더니 그 말씀대로 이루셨사오니 주는 의로우심이로소이다”(느 9:7, 8).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택하실 때에 주 앞에서 충성됨을 보신 것이다. 아버지 데라가 비록 우상 숭배뿐만 아니라 우상 장사까지 했어도 그 아들 아브라함은 셈의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고 그 뜻을 준행하였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에게 그 고향 친척집을 떠나서 하나님이 지시하는 땅으로 가라고 하셨다.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갈 바를 알지 못하였으나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적으로 믿고 믿음으로 고향을 떠났다. 그런 아브라함은 자기를 나그네와 외국인이라고 자처하였다(히 11:13). 그는 본향을 향해 가는 사람이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그가 살던 세상인 갈대아 우르를 떠나 하나님이 지시할 땅으로 간 것은, 이 세상에서 영원한 나라를 향하여 떠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늘 본향을 향해 걸어가는 그리스도인의 그림자이다. 그리스도인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위하여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다. 그들이 도착해야 할 고향은 종말에야 이를 수 있다. 그들의 여행은 공간 여행이 아니라 시간 여행이다. 종말은 공간과 관련된 것이라기 보다는 시간과 관련된 것이다. 하나님은 종말을 처음부터 보여주셨으며 종말을 향해 달려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처음부터 시간 여행을 한 백성이라는 것을 깨닫기를 원하신 것 같다. 이렇게 시간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세상에서 시간이 여간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은 시간의 성전을 가지고 있다. 시간의 성전에서 그들은 시간 여행을 하게 하신 여호와 하나님을 경배한다. 나그네 생활을 하는 동안 이것은 종말에 이미 이른 것과 같은 정신으로 사는 것을 뜻한다. 아브라함은 그렇게 살았다. 가는 곳마다 그는 제단을 쌓았고 나그네의 하나님 여호와께 경배했다. 나그네의 하나님은 시간을 주장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렇다고 그가 공간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이 시간의 끝에 하나님은 공간을 영원히 그의 시간의 나그네들에게 주실 것이다. 그렇게 될 때 시간은 종결되고 영원이 된다.

  아브라함이 갈대아 우르를 떠나서 하나님이 지시할 곳으로 가는 것은 종말에 이르러 올 영원한 본향을 향하여 떠나는 종말인들의 삶을 표상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바벨론에서 나오라고 부르신다(계 18:1-4). 갈대아는 바벨론 제국의 땅이며 바벨론 족속들은 갈대아 사람들이다(왕하 25:4 이하 참고). 그러므로 아브라함에게 갈대아 우르를 떠나라고 한 것은 마지막 때에 바벨론에서 나오라는 하나님의 자비의 기별을 표상하고 있다. 아브라함을 갈대아 우르에서 불러내신 것이 바로 마지막 때에 바벨론에서 나오라는 기별의 표상적 사건이 되는 것이다.

 

    1) 부르심에 있어서

    2) 약속의 땅에 대하여

    3) 이삭을 번제로 드린 결과에 대하여

    4) 그의 생활 정신에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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