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에 온지 3년이 지나는 동안 늘 선교여행의 이슈는 길이었습니다.
강도의 위험은 없는지, 비가 와서 길이 나쁘지는 않은지,
차가 교회까지 들어갈 수 있는지... 등의 정보를 늘 챙겨가면서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녀온 망골리지파라는 곳은
갔다온 모든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는 곳입니다.
평신도 선교사들을 방문하기 위한 선교여행의 스케줄을 짤 때에도
대회장이신 무타발리 목사님께서 그곳은 건기가 끝나기 전에
가야 된다고 당부하셨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평신도 선교사들이 가 있는 지역이
통신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스케줄을 변경하기가 어려워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 비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망골리지파를 다녀오기까지만 구름을 잡아주실 것을 기도하면서
다른 지역을 먼저 다녀왔습니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악명 높은 길로 처음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곳에는 저희가 파송한 평신도 선교사 이브라라는 친구가 있는 곳입니다.
마침 월말보고를 위해 부템보에 와 있던 그 지역 목사님과 함께 가게 되어
좀더 덜 걱정스럽게 출발했습니다.
부템보에서 이브라가 있는 곳까지의 거리는 100km인데
길이 워낙 좋지 않아서 5시간을 잡는다고 합니다.
다른 콩고 길들은 보통 시속 30km 정도는 가니까
속으로 아무렴 다섯 시간이 걸릴까 생각하면서 갔는데,
처음 2시간 정도는 제 생각대로 잘 되어갔습니다.
부템보 시내보다는 훨씬 좋은 길들이 계속 되었으니까요.

가는 도중 브네가라는 교회에 잠시 들렸습니다.
미주의 한 장로님 부부께서 지붕을 기증해 주신 교회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습니다.
다 쓰러져가는 구건물과 새로 지은 교회가 나란히 있었습니다.
같이 간 목사님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동네는 주민중 4명만 빼고 모두가 재림교인이라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집사람이 “이 아줌마도? 저기 오는 아저씨도?”
하면서 신기해 했습니다.
지붕을 기증해주신 장로님 부부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한 51km쯤 좋은 길이 계속 되다가 길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약11km 까지 나쁜 길이 계속 된다고 했습니다.
설마? 했는데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그나마 가는 동안은 비가 오지 않아서 갤로퍼로 거뜬히 지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그들의 말대로 5시간만에 우리 선교사가 있는 캄바우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만날 선교사는 딱1명,
그에 비해서 드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를 만나자마자 얼마나 가치있는 여행이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18명의 선교사들 모두가 나름대로 열심히 하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이브라 선교사는 선교에 대한 열망이 남다릅니다.
아직 미혼인 그는 이 오지에서도 복음의 확장에 대한 생각으로 미쳐 있습니다.
그가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교회 건물을 2m 확장한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곧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히브리서 11장의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한 말씀을
그대로 그의 삶에 적용한 것입니다.
그의 믿음대로 교회는 그가 오기 전보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선교사로서 보냄을 받은 이래 8개월 동안 39명에 침례를 주었구요.
교회옆에 나무로 조그만 초등학교를 지어서
현재 6학급 208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한 그가 돌보고 있는 4교회중
메인교회인 캄바우 교회는 십일조가 그가 오기 전에 한달평균 60달러에서
150달러가 되었구요,
파완자 교회는 30달러에서 100불이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손님방을 짓기 위해 교인들로부터 200달러를 모금한 상태입니다.
교인들은 이렇게 좋은 선교사를 보내줘서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했습니다.

이 지역이 쌀 생산지여서 저희가 살고 있는 부템보보다 거의 절반정도 쌉니다.
그래서 100kg의 쌀을 샀는데 교회에서 선물로 쌀을 가지고 왔습니다.
방문 다니면서 쌀을 선물 받기는 처음입니다.
방문이 끝나고 서둘러 돌아 오려는 저희를 교인들이 막아섰습니다.
과일 조금 먹고 가라고...
하늘에 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심상치 않았지만,
교인들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어서 잠시 앉아서 준비된 음식을 먹고,
부템보를 향할 때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1km의 험곡을 지날 때 까지만 구름을 잡아 달라고 기도하면서
교인들과 작별을 고했습니다.
마음은 급했지만 오는 도중 이 선교사의 또다른 교회인
파완자 교회를 들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희를 보기 위해서 아침부터 교인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군요.
거기서도 복음 선교를 위한 격려의 말씀을 짧게 나누고
부지런히 길을 떠났습니다.

빗방울이 조금씩 굵어지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아주 많은 비가 오지는 않아서 별 어려움 없이 갈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드디어 11km의 시작점에 도착했을 때 저희는 알게 되었습니다.
적은 양의 비라도 이 구간을 완벽한 진흙 구덩이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첫 번째 난관에서는 뒤로 갔다가 오기를 5번 시도해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지나갔습니다.
거기서는 우리가 갈 때 마주쳤던 트럭이 서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최소한 우리보다 5시간쯤 앞서 갔을 트럭이었는데
지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선교사들의 말에 따르면 빠져나가는데 보통 1주일쯤 걸린다고 합니다.
한국처럼 레카 같은 것들이 없으니 그저 땅이 마르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지요.
첫 난관을 지났다고 해서 마냥 쾌재를 부를 수 만은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진흙탕을 우리는 정신없이 달리고, 멈춰서기를 반복해야 했습니다.
우리의 든든한 두 선교사 무붕가와 무숨바는 매번 내려서 차를 밀거나,
진흙탕에 숨어있는 바위 덩어리를 끄집어 내는 등의 일을 하느라
그들의 옷은 완전히 흙투성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거의 대여섯번을 멈추고 밀고 하는 중에
차가 오버히트를 해서 한참을 더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난관은 동영상에 보시듯 정말 클라이맥스였습니다.
고여있는 물과 그 안에 있는 진흙들 때문에
차를 도무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었습니다.
거의 30분 이상을 물과 진흙이랑 싸우다가
마침내 빠져 나왔을 때는 모두가 눈물을 흘릴 정도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그저 차가 좋아서 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힘이 함께 한 것 같다는 말에 동의하며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어느 덧 해가 기울고 있었습니다.
거기서부터는 비교적 길이 좋았기 때문에
부템보까지 별 어려움 없이 올 수 있었습니다.
갈땐 5시간 걸렸지만, 올땐 6시간이 걸렸더군요.
집에 도착하니 식구들이 모두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루만에 갔다 올 수 있냐구요.
대부분의 길이 전화가 안터지는 구간이어서 연락하기도 어려웠지만,
올 것이라 기대도 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위험한 길에서 저희를 보호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차의 한쪽 타이어는 완전히 주저 앉았고,
뒷 범퍼가 올라가서 뒷문을 열수가 없게 되었더군요.
정말 우리가 어떻게 왔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다시 한 번 탄성을 질렀습니다.

하나님의 축복하심이 이브라 선교사와 늘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PMM 제7기 콩고선교사 정효수,김윤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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