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의 먼지

먼지를 얘기하지 않고는 콩고를 설명할 수가 없다.
모든 땅이 황토이며 길 또한 그렇기에 어딜 가나 먼지는 마치 터줏대감처럼 텃새를 한다.


처음 우간다를 지나 콩고에 도착했을때도 우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짐조차도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마치 여호수아에게 은혜를 입기 위해 먼지를 뒤집어쓰고 연극을 했던 기브온 사람들처럼.
양선교사님의 권고를 따라 모자를 쓰고 다녔지만, 머리를 감으니 붉은색의 물이 내 머리에서 떨어졌다.
다행인 것은 더럽거나 건강에 해를 끼치는 먼지가 아니라는 것.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그다지 신경을 쓰는 것 같지가 않다.
물 마실 때 컵에 먼지가좀 있어도, 물 자체가 누런 황토색 물이어도,
물건을 살 때 겉에 먼지가 쌓여 있어도, 심지어는 손님들에게 내놓는 음료수 병에도
마치 몇 년 동안 창고에 있었던 것 처럼 먼지가 묻어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마하 선교사 중의 일원인 Jarry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시장 구경을 간 적이 있었는데,
가는 곳 마다 온통 먼지바람이 일자 Jarry가 무척 미안해하면서 먼지가 문제라고 하기에,
“먼지는 내 친구”라고 대답했더니 활짝 웃었다.


이 곳에서 먼지와 친구가 되지 않으면, 스트레스와 친구가 되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먼지의 친구인 이 곳 사람들과도 진실한 친구가 되기를 소망한다. 친구의 친구와 친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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