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지 않으면 선교지에서의 하루는 천 년같이 흐르고
기도하면 선교지의 하루는 매미의 여름처럼 짧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탄자니아의 작렬하는 태양이 못 견디게 뜨겁고
기도하면 태양이 주는 푸르름이 마냥 싱그럽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이마와 목으로 기어다니는 바퀴벌레 그리고 도마뱀 때문에 거의 공황상태에 이르지만
기도하면 도마뱀의 갸우뚱 거리는 걸음걸이에 웃음이 나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사정없이 튀어나오는 달라달라(공중버스) 운전사를 향해 욕지거리가 나오고
기도하면 폐차시켜 마땅한 차로 고단한 아루샤를 달리는 그네들로 먼저 가게 합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우갈리(탄자니아 전통 떡반죽)와 멀건 마하라게(강낭콩)가 목구멍으로 안 넘어가지만
기도하면 우갈리와 마하라게가 마치 그리운 시루떡처럼 입에 철썩 달라붙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시궁창 같은 땅에 야채를 펼친 시장에서 연신 코를 막고 서 있지만
기도하면 ‘마마(Mama) 네마(Neema, 은총)나 자와디(Zawadi, 은하)’라고 부르며 아는 척 하는 그네들 속에서 만다지(Maandazai, 전통빵)를 하나씩 돌리며 함께 웃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전기와 물이 수도 없이 끊기는 오지 같은 생활을 1분 1초도 못 견디지만
기도하면 양초불에 의지하여 말씀을 보고, 이메일 대신 손편지를 쓰고, 목욕 대신 고양이 세수를 하면서도 은근한 기쁨이 있습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PMM 6년이 언제 가나 앞길이 까마득 하지만
기도하면 이 땅의 영혼들 다 주께 드리기까지 떠날 수 없다는 각오가 앞섭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형식적인 책임감과 의무, 습관이 기도하게 만들지만
기도하면 하나님의 선하심과 은혜에 보답할 길이 없어 무릎을 꿇게 됩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나! 나! 나!, 모든 것은 나 중심입니다.
기도하면 주님! 그리고 영혼들! 모든 것은 하나님과 타인 중심으로 흐릅니다.
기도는 상황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보는 선교사의 관점과 태도를 변화시킵니다.
선교사의 가장 큰 죄는 바로 기도하기를 그치는 죄입니다.
쓰신 글을 읽노라면 18세기 말~20세기 초까지 우리나라에 와서 복음을 전하러 왔던 많은 개신교 및 카톨릭 선교사들의
고초가 생각이 나네요!!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였던 토마스 선교사는 한국땅에 내리자 마자 순교를 해야 했지요(제너럴셔먼호사건).
순교직전 토마스 선교사는 성경책 3권을 '최치량'이라는 12살 소년에게 주었고 이 소년은 성경책이 나라에서 정한 금서
임을 알고 '박영식'이라는 사람에게 주었습니다. '박영식'이라는 사람은 그 성경책을 가지고 도배를 하였지요. 여기서
하나님의 놀라운 주권적인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성경책으로 도배된 그 집을 '최치량'이 사서 주막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후에 '최치량'이 회심한 후에 평양 최초의 교회(널다리골교회(장대현교회))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토마스 선교사를 목베었던 '박춘권'이란 사람은 토마스 선교사가 죽기 직전 건네주려 했던 성경책이 궁금해서
집으로 가지고 가서 홀로 읽게 되었는데 후에 예수그리스도를 믿고 영주교회의 영주가 되게 됩니다.
또한 그의 조카 '이영태'는 후에 한글성경을 만들었던 레이놀즈 선교사 밑에서 한글성경 번역의 2/3을 하게 되지요.
세상사람들의 눈에는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가 자칫 아무것도 해내지 못한 안타까운 죽음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의 짧은 선교활동은 이 한국 땅에 너무나도 큰 말씀의 씨앗이 되어 이 땅이 결국 복음화되는데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큰 역사하심이겠지요!
언제나 최전선에서 수고하심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의 선한 영의 역사가 지금보다 1000배나 더 크게 임하여서 선교지에 큰 영혼의 수확이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부디 평안하시길 기도드립니다.
토마스 선교사처럼 한 알의 밀알이 되어 큰 나무와 같이 많은 열매를 맺게 된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겠지요.
18세기~19세기, 그 척박하고 험난한 시절 조선을 찾아 하나님을 전한 훌륭한 선교사들에 비하면 정말 저희는 보잘것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그들을 인도하신 분과 저희를 인도하시는 분이 같다는 사실이 위안이 됩니다.
기도해 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늘 기도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기
기도하게 하시는 분도 기도를 통해 기도자를 변화시키시시고 큰 역사를 이루어 내시는 분도 모두 홀로 한 분이신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