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M 2기 일본 세토교회 송을섭 목사

 

4남매의 장남인 나와 3남매의 장녀인 아내, 우리 가정에는 이제 돌이 지난 아들이 있는데 양쪽 집안에 모두 첫 손자이다. 아들과 며느리, 사위와 딸은 목회자 가정이기 때문에 순교자로 바칠 수 있지만 손자는 안된다고 만류하셨던 부모님들이 눈물로 배웅해 주시던 2004년 3월 23일 드디어 PMM 선교사로 일본에 도착했다.

일본에 도착해 보니 더욱더 막막했다. 일본 사람들의 외모도 이상했고 같은 아시아인이지만 패션이 다르고 메이크업이 상당히 달랐다. 말은 하나도 안 통했고, 음식은 더 이상했다. “오~ 하나님. 지금은 하나님께서 준비해 주신 기적의 징조가 조금도 보이지 않지만 일본에서 보여 주시려는 기적이 정말 기대됩니다.”

멋진 환영회가 있었고 4월부터 일본어 공부가 시작되었다. 일본어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들은 세 분이었다. “오하요우 고자이마쓰” 아! 아는 말이다. 드디어 며칠 전에 외워둔 인사말이 들리는 것이다. ‘일본어 별거 아니로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드디어 방언의 은사를 저에게 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다음부터는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

이런 너무 교만했었군…. 하나님 겸손히 공부하겠습니다. 방언의 은사를 주시옵소서.”

6개월의 시간이 흘러 9월이 되었다. 일본어 공부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중에 한 가지가 9월부터 일본어 공부가 마치는 내년 2월 사이에 지역 교회에 가서 4번의 설교를 일본어로 하는 과정이 있었다. 물론 안식일 예배 설교였다. 그리고 9월 내 차례가 되었다. 첫 설교 장소는 일본 삼육대학 교회였다.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자 그때부터는 너무나 바빴다. 정말 많이 기도했다. 일본어 선생님을 개인 교수인 것처럼 계속 모시고 다니면서 발음 교정 받고, 문장 수정하면서 연습했다. 설교 전날 밤에는 너무 긴장해서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9월의 어느 안식일. 설교 예배 시간이 되었다.

단상에서 첫 기도를 담당하신 학장님께서 긴장하지 말라고 하셨다. 학장님도 영어로 몇 번 설교를 했지만 지금도 영어로 설교를 하라고 하면 자신 없다고 하시면서 말이다. 그러니 편안하게 준비한 말씀을 전하라고 격려해 주셨다.

드디어 긴장되고 떨리던 첫 설교시간. 재미있는 것은 말씀을 준비한 나보다도 말씀을 들으려고 앉아 있던 대학교회 성도님들이 더 긴장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방언의 은사를 체험하는 멋진 기적이 일어났다. 한 시간의 설교 예배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일본어로 전하고 싶은 말씀을 다 전했고, 원고에 없던 예화도 일본어로 할 수 있었다.

예배가 끝난 후 예배에 참석한 성도님들이 아주 밝은 표정으로, 미소를 머금고 전부 알아들었다며 너무나 고생했다고 말씀하셨다. 6개월 전에는 일본어 한마디도 못하더니 지금은 너무나 잘한다고 격려해 주셨다.

역시 하나님은 멋진 기적을 준비해 놓으시고 나를 부르셨다. 나는 그저 “예”라고 대답만 했는데 기적을 체험하고 잔치에 참여할 수 있는 특권을 주신 것이다. 어찌나 감사한지 모른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내년부터 봉사하게 될 선교지에서는 어떤 놀라운 기적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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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토교회 요리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