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구시 리카

일본 사가 교회(PMM 1기 임근식 목사)

 

       2006년 어느 따스한 봄날이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백화점 한 코너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 틈을 내어 백화점 내를 거닐고 있는데 우연히 한국어가 귀에 들어왔습니다. 무의식적으로 고개가 소리 나는 방향으로 돌아갔고, 한국인으로 보이는 한 아줌마와 두 아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반가워서 먼저 다가가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말을 걸었습니다. 사가 시에서 누구보다도 한국어에 자신이 있었던 때라 한국 사람이면 누구든 가릴 것 없이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사람이 사가 교회 박은애 사모와 두 아들이었습니다. 한국어로 말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교회로 찾아오라는 박 사모님으로부터 연락처를 받고 헤어졌습니다.

       어느 쉬는 날 그동안 잊고 있었던 교회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습니다. “오늘 쉬는 날인데 방문해도 괜찮습니까?”라고 했더니 흔쾌히 오라고 하여 약 50분 정도 떨어진 거리를 운전해 도착했습니다. 교회라 약간 경계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차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임 목사님도 만났습니다. 임 목사님을 만나자마자 “난 교회와 하나님께는 관심이 없고 한국어에만 관심이 있으니 이해해 주세요.”라고 자신 있게 나의 신앙관을 말해 버렸습니다. 그날 헤어지면서 2주일 후면 골든엔젤스라는 음악 그룹이 사가 교회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고, 2주 후 시간을 내어 저녁 전도회에 참석했습니다. 교회에 참석하면 할수록 왠지 모르게 그동안 가졌던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전도회와 음악회에 감동되어 직장 동료, 친구들도 초청해 함께 들었습니다. 이렇게 부담 없이 교회에 발을 디디게 되었고, 그 후에도 가금씩 틈이 나면 교회를 찾았습니다.

       그러던 중 그해 여름휴가를 얻어 한국 호남합회 청년 야영회에 참석하는 특권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임 목사님과 네 명의 사가 청년들은 호남합회 청년들과 정말로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청년들이 신앙이 있어서 그런지 정말로 멋있게 보였고 본받고 싶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나도 하나님을 믿으면 저렇게 자신 있게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도전을 받고 일본에 돌아왔습니다. 캠프 동안 반쯤 교인이 된 듯한 느낌이 사라지기도 전에 임 목사님의 제안에 따라 성경 연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이 제시하는 진리, 가치관, 인생관 등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2006 12 23일에 침례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사가 시 유메타운 안에 의류를 취급하는 한 코너의 점장이 되어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으나 하나님께서 주시는 능력과 지혜로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 한 해 동안 교회가 이 부족한 사람에게 청년회장이라는 직책을 주셨으므로 온 정성을 쏟아 봉사하고 싶습니다. 신앙과 직업, 모든 면에서 승리자의 모습으로 살고 싶습니다.

       저는 교회와 하나님께 관심이 없었지만, 하나님은 처음부터 저에게 관심이 있으셨습니다. 저를 하나님께 인도해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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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구시 리카(왼쪽에서 두 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