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M 2기 일본 마쯔야마교회 이원호 목사

 

선교지에 온 지 1년 3개월이 흘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행복하고 신선했던 기억들, 쓴 경험의 기억들, 그리고 시원하게 말이 안 나와서 답답했던 기억들도 있다. 그중에서도 잊히지 않는 세 날이 있다. 그중의 한 날이 2005년 6월 13일이다.

그날은 마츠야마 교회에 파송되어 처음으로 개최하는 전도회의 첫 번째 날이었다. 우리 교회는 선교지 도착 후 대부분 안식일을 가족끼리만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가족 외에 한 명이라도 오는 날이면 너무 좋고 신기해서 목청껏 설교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전도회 강사로는 스즈키 시게하리 목사님이셨는데, 사람이 한 명도 안 오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설사 한명도 안 온다 할지라도 우리 교회 입장에서는(아니 나와 아내의 입장에서는) ‘이제 막 전도 사업이 시작된 시점이니 이제부터 열심히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일은 전도회를 위하여 치바에서 항공편으로 오신 스즈키 목사님께서 우리 가족과 골든엔젤스 외에는 아무도 없는 전도회에서 강의하는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스즈키 목사님의 일본어 설교를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은 딱 두 명(나와 아내)뿐인데 나는 사회를 봐야 하고 집사람은 막내가 너무 어려서 가만히 앉아 있기가 어려운 형편이고 결국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아! 정말 이런 일이 발생하면 어쩌나?

스즈키 목사님께 너무도 미안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처지였다. 물론 석 달간 교회를 꾸미고 전단을 뿌리고 현수막을 걸고 방문을 하였지만 황무지 같은 곳에서 이제 막 시작된 일들이었다. 기도가 저절로 나오는 때란 바로 이런 때를 두고 하는 말인가 싶었다.

전도회를 며칠 앞두고 극적으로 전도회에 참석할 몇 명을 얻게 되었다. 교회 위치를 알고 있으니 본인 차로 오겠다고 하는 어떤 구도자에게 극구 “제가 모시러 오겠습니다.”라고 설득하여 차를 타게 만든 것은 단 한 가지 이유에서였다. 그것이 참석하기에 훨씬 더 확실하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차를 몰고 약속된 몇 명을 태우기 위하여 교회를 나섰다. 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정말 저절로 나오는 기도라는 말이 어쩌면 그렇게 정확한지…

일본인들은 약속에 철저하다. 약속된 4명-타나베 코우이치, 타나베 토시하루, 타가시라, 사카모토상은 무사히 교회 차를 탔다. 그리고 스즈키 목사님이 기다리고 계시는 전도회 장소를 향하여 차는 신나게 달렸다.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어느 순간 눈물이 왈칵하고 쏟아질 것만 같았다. 너무 행복하고 좋아서 그리고 다행스러워서 말이다. 무슨 정신으로 운전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나님 저 지금 죽어도 좋을 것 같아요!”라는 감격의 환호가 가슴에서 터져 나와 소리 없이 차 안을 진동한다.

어느새 저 멀리 교회가 입주해 있는 회색 건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신선한 저녁이었다. 잊히지 않는 6월 13일의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있었다. 첫 전도회에 하나님께서는 10명의 구도자를 보내 주셨다.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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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야마 교회의 첫 전도회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