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M 2기 일본 마쯔야마교회 이원호 목사

 

마츠야마에서의 첫 번째 침례식 날이다. 침례의 주인공은 ‘타마이 스미코상’.으로 61세의 나이에도 언제나 말끔하게 화장을 하고 계신다. 조그만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손님이 없을 때는 주로 책을 읽으신다. 지난해 9월부터 꾸준히 교회에 참석하시던 중 일주일간을 특별히 구별하여 다니엘, 요한계시록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침례 결심에 이르게 되었다. 타마이 스미코상을 방문할 때는 항상 가게 앞을 휙 지나가면서 손님이 있는지 없는지부터 살핀다. 손님이 있을 때 방문을 하면 영업에도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성경 이야기할 틈도 사실상 마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휙 지나가면서 손님이 발견될 경우 우리는 이유도 없이 슈퍼마켓으로 가서 주차를 한다. 슈퍼마켓에 들어가서 한 15분 정도 채소도 보고 튀김 냄새도 맡으면서 매장을 한 바퀴 돈다. 그리고 그냥 나오기가 왠지 멋쩍어서 싼 물건 하나를 집어 들거나 타마이상에게 줄 간단한 선물을 사기도 한다. 그리고 손님이 갔기를 바라면서 느린 걸음으로 가게를 방문한다.

이렇게 일주일에 한 번씩은 거의 빠짐없이 방문을 하고 성경을 가르쳤다. 도중에 손님이 들어오면 부랴부랴 마무리를 하고 손님에게 우리 자리를 내주어야 할 때도 가끔은 있었다. 3월 2일 목요일, 계시록 12장 공부를 마치고 조심스럽게 침례 의향을 물었다. 타마이상은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결심을 표했다. 후에 그녀는 ‘그때 어떻게 그렇게 쉽게 대답을 했는지 믿어지지 않는다.’라고 얘기했다.

침례식을 하나씩 준비하는 일은 실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새로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며 배냇저고리며 목욕통, 기저귀를 준비하는 엄마의 심정으로 하나하나 준비해 나갔다. 침례탕이 없는 관계로 여러 가지 궁리를 했다. 바다에서 하기에는 너무 춥고, 욕조에서 하자니 일생의 한번뿐인 소중한 추억이 왠지 마음에 걸렸다. 사람이 들어갈 만한 큰 통도 마음에 안 들었다. 자매 교회로 가자니 50킬로나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이동 수단이나 전도회 일정 관계상 그것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역시 추운 것을 참는 것이 가장 편리했다. 바다도 가깝고 모든 것이 다 좋았다. 타마이상도 바다를 택했다. 그리하여 우리는 예정일인 3월 25일이 최고 기온, 최고 날씨가 되기만을 기도했다. 우리의 기도는 응답 되었다. 그날 날씨는 이상 기온에 가까울 정도로 따뜻했고 구름은 참으로 한 점도 없었다. 그러나 바닷물은 역시 생각했던 대로 차가웠다. 처음 바다에 들어갔을 때는 괜찮았는데 점점 찬 기운이 밑에서부터 올라오자 서둘러 침례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미리 암기하고 연습한 대로 침례 선언을 서툰 일본어로 힘차게 외치고 침례를 거행하였다. 휴- 침례식이 무사히 끝났다. 물에서 나오자마자 모두 모여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어느새 타마이상의 눈에는 눈물이 주루루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찬양하는 골든엔젤스들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아름다운 안식일 오후였다.

같은 아파트 4층에 사는 오끼우에라고 하는 분이 요즘 마음이 뜨겁다. 교회 출석은 물론이요, 식사 후 설거지 및 정리 정돈, 성경공부에도 열심이다. 한국어 교실에서도 단연 우수한 학생이다. 그가 하루는 느닷없이 본인 생일이 12월 10일인데 그날 차가운 바닷물에서 침례를 받고 싶다는 제안을 해왔다. 아뿔싸! 그 부탁을 들어줘야 할지 아니면 잘 설득해서 다른 날 하자고 해야 할지 고민이다. 주님 인도하시는 대로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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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야마 첫 침례자인 타마이 스미코 씨의 침례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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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우에 자매(왼쪽 침례자)의 침례식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