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목사

일본 야마가타 교회(PMM 4)

 

     헨미 가츠토시 님을 만난 것은 올해 3 13일 눈 내리던 날, 이곳 야마가타 교회로 부임해 오는 날이었습니다. 그는 우리 가족을 환영하려고 모인 교우님의 남편이었습니다. 아마 헨미 가츠토시 님의 아내가 사랑하는 남편을 교회로 인도하고 싶어서 그 자리에 데리고 온 모양입니다.

     그 후 헨미 가츠토시 씨는 건강이 그다지 좋지 않은 아내를 교회에 바래다주면서 교회에 가끔 참석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일본어를 배워야겠다는 구실로 "집에 찾아가도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괜찮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매주 화요일 집에 찾아가 일본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어를 배우는 방법은 제가 이야기하는 동안 틀린 것이 있으면 고쳐주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방법으로 그 시간에 성경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집을 잘 개방하지 않는 일본사람의 특색에도 자신의 집으로 불러들인 것을 지금 생각하면,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그전에는 거실에서만 만남이 있었지만 세 번째 방문하던 날 자신의 집 구석구석을 소개하며 보여주었습니다. ‘어느 정도 마음이 열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두 달 정도 공부하던 어느 날, 저희 집으로 식사초대를 하여 같이 식사하고 이야기하던 중 "신앙을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 기회다.’라고 생각하고 침례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었습니다. 그러나 제게 온 답은 이것이었습니다. “김 목사님이 2년 뒤에 안수를 받으니 그때 김 목사님께 침례를 받겠습니다.” 아니, 2년 뒤라니요?…….

     그러던 중 6월이 되어 한국에서 삼육외국어학원의 일본어학원 봉사대가 와서 전도회를 가졌습니다. 짧은 전도회였지만 목사님의 말씀에 헨미 가츠토시 씨가 감명을 많이 받은 듯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결심을 시도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봉사대로부터 받은 ‘당신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기에’라는 일본 예언의 소리 성경공부를 번역한 일한번역본을 선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받게 된 답은 그 책을 거의 다 읽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책을 무척 좋아하시는 분이기에(아내를 교회에 바래다주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고 함) 몇 권의 예언의 신을 읽도록 권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온천여행을 가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역사가 있는 온천이 있는데, 그곳을 소개하고 싶고 거기서 1 2일 편안히 쉬다 오자는 것이었습니다. 날짜를 보니 도쿄에서 목회자 협의회가 끝나는 다음날이었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기도했습니다. 결심할 좋은 기회가 되도록 말입니다. 저는 목회자협의회가 끝나고 PMM 선교사들과의 모임을 가진 후 새벽 기차를 타고 다시 야마가타로 돌아와 잠시 눈을 붙이고 아침 일찍 온천마을로 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묵게 된 곳은 일본 숙박문화 중의 하나인 ‘료칸’(일본 전통여관)이었습니다. 오래된 건물에 몇 대를 거쳐 운영해오는 그런 ‘료칸’이었습니다. 맛있는 저녁 식사를 먹고, 이불 위에서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던 중 다시 성경이야기로 주제를 바꾸고 침례 이야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리고 10월에 전도회가 있으니 그때 침례를 받자고 했습니다. 그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료칸의 이불 위에서 하나님의 성령이 함께하셨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래도 자신과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는 분에게 침례를 받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제 머릿속에 스치는 것이 있었는데, 오래전 다른 목사님께 성경을 배운 적이 있었다고 했던 것이 기억났습니다. 그래서 그 목사님께 침례를 받으면 어떻겠냐고 권유했습니다. 그리하여 이불 위에서 침례 결심이 이루어졌습니다.

     며칠 후 헨미 가츠토시 씨에게 전화를 받고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침례를 받겠다고 말은 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장남으로서 주도해야 할 제사 문제, 무덤 문제 등등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그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저의 일본선교의 첫 영혼의 열매 이야기입니다.

     헨미 가츠토시 씨는 2007 10 20일 침례를 받았으며, 현재 교회 일을 열심히 하는 좋은 일꾼입니다. 교회에 남자가 거의 없어서 그런지 궂은일은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하나님의 사업을 위해 작은 도구로 쓰임 받고 싶어 합니다. 불교 책만 읽었던 자신이 이렇게 바뀔 줄은 생각도 못한 일이라고 합니다.

     이번 골든엔젤스 전도회 때도, 이웃사람들을 불러 모아 둘 테니 와서 공연해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일본인은 거의 집으로 많은 사람을 초대하지 않지만, 집에서 골든엔젤스 식사초대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여섯 달 정도 성경공부를 한 것이 지금 돌아보면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좋은 일꾼으로 성장한 한 영혼을 바라보면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