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Rwese

3월 31일(화요일) 북키부대회의 본부가 있는 루웨세(Rwese)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안식일 (3월28일) 루웨세 교회에서 안식일 예배를 드렸기 때문에
이번 방문은 세 번째 방문이 되었습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대회와 대회가 운영하고 있는 라디오 방송국을 둘러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번 방문은 말렘베 목사님과 저희 부부가 함께 동행했습니다.


이번 방문수단은 오토바이.
오토바이가 익숙치 않아서 운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오토바이를 끌고 나왔습니다.
콩고에선 석유를 다 수입해서 쓰기 때문에 기름값이 너무 비싸서
장거리가 아닐 경우에는 오토바이로 가는 것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그런데 출발하려고 오토바이를 마당으로 끌고 나오자마자
익숙치 않은 손놀림때문에 악셀레터 레바를 너무 돌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넘어지면서 오른쪽 손잡이 부분의 브레이크 레바가 부러져서
앞 브레이크를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출발도 하기 전에 당황이 되었지만,
같이 일하는 콩고 선교사 친구들 가운데 아무도 가지 말라고 말리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결국 앞 브레이크 없는 오토바이를 타고 출발했습니다.
물론 제 처는 무서워서 말렘베 목사의 뒤에 탔습니다.

 

출발하자마자 큰 길 한 가운데서 시동이 꺼져서 걸리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잖아도 무중구가 지나간다고 신기해하던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 구경거리가 생겼겠습니까?
순식간에 저는 사람들에게 포위된 채로 말도 못하고, 그저 애꿎은 시동 버튼만 둘러 댔습니다.
잠시 후에 앞서 가던 말렘베 목사님이 와서 시동을 걸으니 잘 걸리더라구요.
아직 익숙치가 안아서 걸리지가 않았던 것이지요.
참 부끄럽더라구요...
좌우간 출발은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밤에 내린 폭우로 도로가 완전히 진흙 구덩이였습니다.
미끄러지고, 시동이 꺼지고, 이러기를 반복하면서 겨우 그 길을 빠져나왔습니다.
어쨌든 중간 중간에 진흙 구덩이들이 많고 길이 좋지 않아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그래서 2시간 거리(오토바이로는 1시간30분)의 대회를 2시간 30분이 걸려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도착하고 나니 온 어깨가 긴장으로 뭉쳐 딱딱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가는 길이 걱정이 되었지만 올 때도 무사히 왔으니 갈 때도 무사히 갈 수 있겠죠.

 

대회장님과 대회직원들의 환영을 받고 제일 먼저 루웨세 라디오 방송국으로 올라갔습니다.
지난 보고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대회가 있는 루웨세는 해발 2,200미터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런데 라디오 방송국은 거기서 더 꼭대기로 올라가서 조그만 콘크리트 건물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방송국은 재림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콩고 유일의 라디오 방송국(곧 고마 라디오 방송국이 오픈한답니다.)으로
2001년부터 콩고 북키부지역에 복음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매일 오전 5시30분부터 6시30분,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이렇게 4시간씩 103.5Mhz 주파수를 이용하여
프랑스어, 스와힐리어, 키난데어 이 3가지 언어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현재 라디오의 출력은 500W로 약 50,000명의 청취자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RAR(Rwese Adventist Radio)입니다.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은 대회 목사님 한 분이 짜지만
그 외 모든 프로그램의 운영과 실무는 Romy Mugeni 라는 젊은 청년이 다 하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무보수로 자원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현재 이 곳에도 전기가 없기 때문에
제너레이터를 돌려서 방송을 하고 있는데, 운영비가 만만치 않다고 하더군요.
거기다 방송을 라디오, 카세트, DVD플레이어를 가지고 합니다.
5만명의 청취자를 가지고 있는방송국 치고는 너무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스튜디오도 말이 스튜디오지 칸만 구분되어 있을 뿐
전혀 방송시설이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라디오 방송국과 텔레비전 방송국의 책임자로 일하게 되었기 때문에
적잖은 부담이 되었습니다.

 

언덕을 내려와서 건너편 언덕에 있는 Health Center로 가는 데
교회에서 운영하는 초등학교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지나가는 것을 본 아이들이 교실에서 몰려나오는데
순식간에 아이들에게 에워싸여 깜짝 놀랐습니다.
어디를 가나 맑은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이 구름떼 처럼 몰려드는 것을 보는 것이
이젠 전혀 이상하거나 어색하지 않습니다.
삶은 고달파도 이들의 가슴에 큰 꿈이 새겨지고 소망의 씨앗이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허름한 건물 3채의 Health Center는 정식 병원이 아닙니다.
그러나 주위에 있는 많은 환자들이 이 곳에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병상 수는 23, 직원은 간호사 5명을 포함하여 10명이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병상은 평상시 50% 정도 환자가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갔을 때도 해산을 앞둔 산모들과 말라리아를 포함한
각종 질병들을 치료받기 위해 입원해 있는 환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곳 간호사들의 한 달 봉급은 40~50달러로 그 달의 수입에 따라 결정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병원 전체의 한 달 수입은 보통 600불 정도가 된다고 하는군요.
아직은 정식 의사도 없고 병실이 열악해서 병원 인가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술 환자를 받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병실만 제대로 모습이 갖추어지면 병원 인가도 받을 수 있고 의사도 모실 수 있고,
그러면 더 많은 환자들을 유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병원 전체 한 달 수입이 600불 밖에 되지 않으니 스스로 병실을 개축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후에 대회장님 댁에서 준비한 음식을 드는 가운데 대회장님께서 대회의 사정을 설명하셨습니다.
44000명이 넘는 신자가 있는 북키부 대회의 1년 십일조가 20만불이 조금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의 55%를 연합회로 올려보낸다고 하는군요.
나머지 45%로 모든 대회 살림을 살고, 목회자 봉급을 줍니다.
거기다 연합회로부터 오히려 빚을 잔뜩 안고 있다고 하네요.
보험료라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더 이상 보험료를 지불하지는 않지만 그 빚을이 탕감되지 않고 있으니
북키부 대회가 이 곳 산골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속된 교회들 가운데 지붕을 얹어 주어야 하는 교회만도 64개나 됩니다.
(작년에 한국연합회에서 10곳의 지붕을 얹어 주었습니다.)


이곳 신자들이 부지런해서 벽돌은 스스로 만들어 굽습니다.
그래서 벽은 올리지만, 지붕을 올리지 못합니다.
제일 좋은 지붕은 함석지붕으로 평균 한 교회당 1500불 정도,
그것이 없어서 지붕을 올리지 못한 교회가 64곳이나 됩니다.

이들을 도울 일이 끝이 없죠.


그래서 대회장님께 대회에서 제일 시급한 것이 무엇이냐고 여쭤봤습니다.
대답은 전기였습니다.


이 곳에 대회, 방송국, 학교, 건강센터, 고아원 등 우리 기관이 몰려있는데 전기가 없습니다.
물도 없어서 빗물을 쓰던지 물을 길어오기 위하여 수백미터 골짜기로 내려가야 합니다.
이 많은 식구들이 어떻게 이 산꼭대기에서 살아왔는지 오히려 신기하더라구요.

지금 대회에서는 수력발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6Km 떨어진 곳에 강과 계곡이 있어서 그 곳에 발전시설을 세워 전기를 끌어오면
전기도 사용하고, 물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전기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다가 이 곳에서 전기가 얼마나 귀한지 새삼 깨닫습니다.
어제(4월4일) 안식일에는 Kanyastsi(카냐치) 교회에서 설교를 했는데,
영상을 보여주려고 액정과 노트북을 발전기에 연결했는데,
전기 용량이 일정치 않아서 그만 액정과 노트북 아답터를 태워먹었습니다.
이젠 전기가 들어와도 사용을 못하게 됐으니....


그러니 늘 일정하게 공급되고 있는 전기가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요.
마치 하나님께서 햇빛과 비를 늘 공급해 주시지만
우리가 그 중요성을 모르고 망각한 때가 많은 것처럼 그동안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도 베풀어 주신 모든 은혜를 하나씩 헤아려 보며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을 어떨까요?

 

돌아오려는데 또 다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하늘은 잔뜩 검은 구름을 머금은채 장시간 비를 더 쏟을 것 같았습니다.
하는 수 없이 오토바이를 놔두고 대회장님의 차를 이용해서 부템보로 돌아왔습니다.

콩고에서의 선교여행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우기가 시작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면 더 자주 진창길을 경험해야 겠죠.
그러나 콩고의 교회들이 이 선교방문으로 힘을 얻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아무리 힘든 길이라도 쉴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에 한국교회 성도들의 기도와 관심과 사랑을 업고 간다면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회들을 방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4월 5일 콩고에서
제7기 PMM 선교사, 마하선교 정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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