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KIM(키발리 이투리 미션)의 본부가 있는 부니아에 도착한 것은

저녁 6시경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다행히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을 했는데

대회의 세 임원들과 지역 목사가 검문소까지 직접 와서 환영을 했습니다.


대회장께서 마련하신 저녁식사를 마치고

대회에서 준비한 소박한 호텔에 짐을 풀었습니다.

저희가 콩고에 4년을 지냈지만 호텔비를 저희가 물지않고 대회에서 지불한 것은 처음입니다.

무중구는 돈이 많으니 당연히 호텔비를 우리가 물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곳 대회는 저희를 손님으로서 극진히 대접을 하려고 한 것입니다.

가난한 대회에 재정적인 부담을 안기는 것이 아닌가 마음이 가볍지는 않았지만

감사하게 받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대회본부 사무실로 갔습니다.

예정된 미팅에 저희 부부와 함께 간 무붕가, 무숨바 선교사

그리고 대회 임원들과 부장들이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재무부장이 준비한 간단한 브리핑을 받고

어떻게 서로 협력할 것인가를 의논하였습니다.



이 KIM은 신생 대회입니다.

2010년 12월 북키부대회(North Kivu Association)와 Upper Congo Field에서 분리되어 나왔습니다.

분리의 계기가 된 것은 바로 트라이벌리즘(Tribalism)이라는 문제였습니다.

아프리카의 여러 부족들이 자신들의 부족 외에 부족 사람이 자신들 위에 군림하는 것을 견딜 수 없어하는 것입니다.

특히 북키부대회에 속해 있을 때는 북키부대회의 주류 재림신자들인 난데(Nande)족들이 

자신들의 지역에 와서 지역장, 지구장을 하는 것을 못마땅해 했다고 합니다.

(난데족이 활동적이고 적극적이라 부자도 많고, 지도자들도 난데가 많고, 교회도 훨씬 성장이 빠릅니다.)

결국 난데족 대회는 자신들의 힘으로 이 지역을 돕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 지역의 교회들도 분리되어 독립해서 운영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비록 교인들도 적고, 일꾼도 없지만 분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입니다.


분리 후에 콩고 북동부 지역의 주(province)인 오리엔털(Oriental) 주의 5개 지역(District) 가운데

북키부주와 인접한 이투리(Ituri) 지역과 수단과 인접한 하우트-벨레(Haut-vele) 두 지역을 관할하게 되었는데

이 두 지역을 합치면 대한민국(남한) 영토의 1.27배나 되는 넓은 지역입니다.


2년 전 분리가 된 직후에 교회의 상황은 그야 말로 황무지였습니다.

이 넓은 지역에 전체 교인 수가 3000명에 목회자가 6명,

전체 십일조도 한 달에 3000불 밖에 안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분리 후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습니다.

2년동안 교인들이 3000명에서 7000명으로 증가하였고,

6명의 목회자가 현재는 32명(대회 직원 포함)으로 증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십일조도 3000불에서 10,000불로 증가하였습니다.

교회도 30개나 증가하여 현재 60개의 교회와 129개의 예배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록 문제가 있어서 분리하기는 하였지만,

이 분리와 그들의 어려운 상황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 놀라운 진척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물론 이 대회는 많은 도전이 있습니다.


제일 첫 문제는 바로 대회 본부입니다.

이전에 교회의 사택으로 사용하던 낡고 오래된 건물을 대회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데

대회장 사무실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명색이 대회장 사무실인데 나무 판자로 벽을 만들고 방을 만들어 사무실로 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비전이 있었습니다.

이미 5000불을 투자하여 2헥타르에 이르는 시 근교의 땅을 구입하였고,

현재 대략적인 설계를 마쳤습니다.

총 사무실 건축비는 65,000불, 

한국이나 미국같으면 정말 이것 갖고 무엇하나 생각이 들겠지만

이 예산으로 방 21개짜리 사무실을 건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사무실 외에도 사택도 지어야 하고, 부대시설도 지어야 하겠지만

어쨌던 비전을 갖고 있는 것에 감동했습니다.


두번째는 부족한 목회자 문제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나라의 1.27배나 되는 광활한 땅에 목회자 32명이면 너무 부족합니다.

물론 이 32명 모두가 정식 목회자가 아닙니다.

대회에서 자체적으로 평신도 전도자들을 일곱명이나 파송하고 있었습니다.

'응? 그건 우리가 하는 일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족한 목회자들을 대체하기 위해 대회에서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저희가 받은 자료에 의하면 큰 도시들이 교인들이 거의 없는 황무지와 같은 곳들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아루(Aru)는 326000명의 인구를 가진 곳이지만 교인수가 4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리와라(Ariwara)도 365000의 인구가 있지만 교인수는 고작 30명입니다.

두르바(Durba), 와차(Watsa), 둥구(Dungu), 이시로(Isiro) 등이 모두 이런 수준입니다.

그래서 개척선교사들이 절실히 필요합니다만,

한 달에 10,000불 십일조를 가진 대회가 추진할 수 없는 사업인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20명의 평신도 선교사들을 교육하고 파송하는 일을 돕기로 했습니다.

물론 저희가 돈이 있어서 약속을 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 저희가 북키부대회에서 33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것도 

돈이 있어서 그 돈을 갖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여러 후원자들을 감동시키셔서 후원하게 하셨고

그분들의 후원으로 이들에게 생활비를 계속 지급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저희를 이곳 KIM에서 활동하도록 이끄셨다면 하나님께서 재정도 허락하실 것을 믿고

함께 협력해서 사업을 추진해 나가기로 한 것입니다.


저희가 대회장에게 이미 파송되어 있는 일곱명의 평신도 선교사들도 

저희가 파송할 20명의 선교사들과 같은 그룹(자녀들 장학금, 의료비 등)에 포함을 시키자고 제안을 했더니 

이분이 그 7명을 포함해서 우리가 20명을 지원하자고 제안하는 것으로 착각하고는

당신들이 계속해서 이 7명의 생활비를 지원할테니 그와 상관없이 20명을 더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사실 그 요청을 듣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왠만하면 재정을 절약하기 위해서 그 7명도 우리가 지원해 주기를 바라고 떠맡길텐데

한 명이라도 더 선교지로 파송하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5월부터 각 지역의 부족으로부터 선발된 평신도들이 2개월간 부니아에 모여서 교육을 받고

7월부터 선교지로 파송되어 가게 되었습니다.

교육비만 5,000불, 20명의 1년 생활비만 20,000불이 넘는 큰 사업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사역에 축복하시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세번째 도전은 각 지역 교회의 건축입니다.

특히 부니아지역에는 2곳의 교회와 2곳의 분교가 있습니다.

저희가 2010년 가을에 이곳에서 전도회를 했기 때문에 교회와 교인들의 습성을 조금 압니다.

헌신할 줄 모르고, 자기 이익만 챙기는 교인들…

이것이 저희가 알고 있던 부니아 교인들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은게지(Ngezi)교회를 방문했을 때 이것이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교회는 새로 건축을 하고 있었는데요, 

대회에서 글로벌미션(Global Mission) 자금으로 땅을 구입하고, 기초를 놓았습니다.

그리고 교인들이 합력하여 벽을 올리고 지붕을 이을 목재를 붙였습니다.

북키부대회에서도 보기 힘들게 아주 튼튼히 교회가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양철지붕도 25장정도 준비를 해놓았다고 합니다.

모두 200장의 양철지붕이 필요한 교회였습니다.


저희가 나머지 양철지붕을 후원자의 도움으로 지원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교회는 다른 일반교회들과는 달리 칼라 양철지붕을 올리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왕 교회를 건축하는 거, 가장 최선으로 건축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양철지붕 175장을 사려면 모두 3,500불이 필요한데 저희는 그만한 예산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는데요,

저희가 지원할 수 있는 것 외에 다시 교인들이 헌금을 하기로 했고, 

대회에서도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곳 북키부대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이 대회는 다른 어떤 대회보다도 더 많은 도전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희를 이곳 대회로 이끄신 것은 바로 이 도전에 함께 협력하게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곳에서 시작될 저희 사역의 매 발걸음마다 인도하셔서

교회들이 성장해가고 영혼들이 주님께로 돌아오는 놀라운 역사들이 이 대회에서도 경험되기를 원합니다.

여러분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저희가 부니아의 우리교회 중고등학교를 방문하는 동안

뜻하지 않게 아로마(Aroma)를 만났습니다.

BMW의 유재훈 장로님께서 공부를 시킨 학생인데요,

지금 이곳 대회에서 채용이 되어서 교회와 학교 교목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었습니다.

장로님의 후원으로 목회자 한 사람이 탄생했네요.

지금 여러분들이 신학생들을 후원해주셨고, 또 지금도 후원해 주시고 계십니다만

이 후원이 한 사람의 생애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생애를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대회 임원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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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본부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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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임부장들과 함께 첫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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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본부사무실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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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사요(Sayo)의 초등고등학교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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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다도 더 큰 개미집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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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ezi(은게지) 교회 건축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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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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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니아 중고등학교(건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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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을 받고 졸업한 후 목회자가 된 아로마(Ar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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