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필리핀1000명선교사로 다녀온 아내와 달리 나는 대학생 때 다녀온 1년의 선교사도 미국으로 다녀왔기에 필리핀을 잘 모른다.
그저 파란바다, 푸른 하늘, 1000명 선교사, 아이아스 대학원 등 많이 생각해보지 않고 떠오르는 것들이 이런 것 뿐이다.
그런데 사장님은 필리핀을 제안하시는 거다.
그것도 중국에서의 6년 기간 중 아직 2년이 더 남아 있음에도, 학원 경영이 어려워서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시는 기회이자 특별한 제안이다.
“목사님, 제가 아직 중국에서 하고 있는 일이 있고 또 2년의 남아 있는 기간이 있어서 지금 바로 결정을 할 수는 없습니다. 저와 함께 사역하는 현지인들과의 대화도 필요하고 아내와도 얘기를 해야합니다. 기도할 시간을 주시면 며칠 내에 답을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씀 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옆에서 전화 내용을 듣고 있던 아내는
“우리가 언제 가려는 곳을 선택해서 간 적 있나? 부르시면 네! 라고 하고 움직였으니 이번에도 하나님께 여쭤보고 결정” 을 하란다.
아내는 필리핀에서 선교사로 보낸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얼굴에는 미소가 한 가득이다.
그렇게 약 이틀간 기도하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대화하고 결정했다.
“사장님, 말씀하신대로 가겠습니다. 그 전에 제가 지회 파견 소속이니 지회와 절차에 대한 부분을 풀어주시고 이후에 제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십시오”
그렇게 하겠다는 사장님의 답변과 이후에 어떻게 인수 인계를 받고, 일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시를 받았다.
그렇게 2017년 2월부터의 필리핀 생활은 시작되었다.
새로운 만남, 새로운 일,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도전…
모든 것들이 새로움의 연속이다.
그 중에 가장 신기한 것은… 역시 파란 하늘과 흰 구름!
필리핀의 자연 환경은 글로, 말로 풀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밝다!
그런데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사람들’ 이다.
일반인들도 그렇고 함께 일하는 분들이 모두 에너지가 넘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분들이다.
일에는 열심이고, 잘 못된 부분은 고치려 노력하고, 연수원을 찾는 학생들을 섬기려 준비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감사할 일은 우리 아이들이 “삼육교육”을 받을 수 있게된거다.
학교에서 성경을 배우고,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하고 뛰어 놀 수 있다.
안식일에 편안하게 예배 드릴 수 있고, 큰 소리로 찬양해도 아무도 잡으러 오지 않는다.
더 이상 예배 소리가 집 밖을 벗어나지 않도록 실내의 에어콘을 켜고, 커튼을 닫을 필요가 없다.
매일 매일이 감사함의 연속이다.
어느 날은 중국에 두고 온 교우들과 청년들에게 미안해 지다가도, 이런 복을 누릴 수 있는 기회에 또 감사하게 된다.
물론 경영을 전공하지 않은 목사로서 연수원을 이끌어 가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학생들을 모집해야 했고, 더 좋은 프로그램 및 관리를 위해 연구 해야했으며, 직접적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식사준비하고, 운전하고, 서류 일을 하는 직원들과 마음을 맞춰야 했다.
그 때마다 늘 그들에게 했던 이야기는…
“우리는 선교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선교하지 않으면 우리는 SDA어학원의 SDA를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가 선교하지 않으면 목사가 원장으로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 연수원 건물은 천명 선교사 대지위에 건축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선교의 기초 위에 비지니스적인 접근을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선교사들입니다. 1%도 안되는 기독교 인구가 있는 일본 학생들에게, 13억이 넘는 중국의 학생들 중에 겨우 40만명 정도만 재림 교인인 중국인들에게, 점점 더 세속적으로 변해가는 한국의 학생들에게 우리가 만드는 작은 미소, 손짓, 가르침, 발음, 음식 등 모든 것들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하나님을 소개하는 수단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선교합시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실수도 많이하고, 화를 내기도하고, 잘못도 하고, 그로 인해 사과도 하고, 회개도 하고…
17년에는 계엄령이 내려서 경영을 할 수 없었고, 20년에는 화산이 터지고, 코로나로 경영적인 타격이 컸지만 …
그래도 하나님의 일은 계속 이어져 왔다.
새벽 늦은 시간까지 선생님들은 가르칠 것들을 준비했고, 최고의 예배를 준비해서 학생들에게 소개했으며 장기생들에게는 예수님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조금씩 변해가는, 밝아져가는, 행복해하는, 자라가는,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며 감사했고 보람을 느꼈다.
특별히! 연수원에서 침례받는 학생/청년들을 볼 때는 내가 살아야하는 이유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이곳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니 주변에서 장례식이 발생하기도 하고, 결혼을 하기도 하고, 새 생명이 태어나기도 했다.
그랬다. 우리는 선교하는 기관이고, 선교하는 사람들이었으며 그렇게 4년 반을 필리핀에서 보냈다.
물론 아직 하고 싶은 일들도 많이 남아있다.
- 삼육학원 교재를 필리핀에 가져와서 재 편집 후 24권의 시리즈 교재를 만들어 누구든지 1년 이상의 공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하며,
- 중국/일본 쪽 선교 및 홍보에 더 힘을 실어야 하고,
- 수년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온라인교육 시스템을 더 안정화 시켜야 하며
- 동남아에 분원을 세워서 준비된 필리핀/미국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천명 선교사를 그곳에 두명씩 배정하여 학원이 세워진 도시의 방문 전도를 책임지게 해서 학원이 그 도시의 선교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 국제학교를 정착시켜서 3년이 지나면 영육간에 건강하고, 지적으로 탁월한 미래의 지도자를 배출해야 하고,
- 7. 8. 등등 계속 할 것들이 있다.
그런데.... 하나님의 새로운 부르심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