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양 찾기!


혹시 한국까지 타는 냄새가 나지 않습니까???
저희 교회는 지금 구역반 예배로 뜨겁게 타고(?) 있습니다.^^

 

교회에 젊은 사람부터 나이든 사람까지 두루두루 잘 챙기고
꾸준히 연락을 잘하시는 집사님이 한분 계십니다.
올해 70이 넘으신, 그러나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신 마야 집사님,

 

집사님이 어느날 한 잃은 양(이름 가짜)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방문을 가자고 하십니다.
비쉬켁에서 고려인 교회를 다니다 이사온지 5년이 되었는데
심장이 아파서 밖에 돌아다니지 못하고
집에만 있다고 합니다.

 

그 말씀을 들은지 한달이 다 되었는데도
바쁜 일정으로 계속 방문을 못한게 마음에 걸려
한글학교 시간을 옮겨서라도 가기로 하고
집사님 3분과 함께 가짜 아줌마 댁에 갔습니다.

대문을 열자 귀를 뒤로 쫑긋하며 꼬리를 살살 흔드는
큰 개가 저희를 반겨줍니다.

 

가짜 아줌마는 매주 일요일마다 동네 친한 친구들을 초대해
시간을 보내시는데 그날도 한국에서 목사님이 오신다고
한사람도 집에 가지 말도록하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우리는 함께 기타치며 찬양하고 말씀도 듣고
토론도 하고 음식도 먹고
마치 예전부터 알던 사이처럼 즐겁고 은혜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짜 아줌마는 심장이 아파서 누워만 계실줄 알았는데
음식도 아주 잘 하시고 활달하며
아주 열정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집사님 3분과 함께 성경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는
꼭 함께 구도자를 위해 준비하고 방문나온 집사님처럼
얼마나 말씀도 잘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우리는 3시간을 3분처럼 뜨겁게 설교하고
구역반 예배를 마치고 현관문을 나왔습니다.

 

아까 그 개가 또 귀를 쫑끗 뒤로 하고 꼬리를 살랑거리며 왈왈 짖습니다.

 

저는 동물을 정말 좋아합니다.
가끔 하늘나라에 가면 뭘 할까 즐거운 상상을 할 때
이별 저별 여행다니는 것도 좋고
성경속에 나오는 인물들과 인터뷰도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동물들과 이야기도 하고 친구처럼 지낼수 있을 기대가
저를 너무 기쁘게 합니다.

 

호랑이가 무리 가장자리에 있는 얼룩말을 삽시간에 잡아먹으려고
쫓고 쫓기는 장면을 보는것보단
차라리 공포영화를 보는게 저에겐 덜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은혜 충만하게 예배를 마치고 나와
세상이 다 아름다워 보이는 제게
제 키보다 더 큰 개가 저를 보고
미소를 짓고 있네요.

 

저는 겁도 없이 다가가 머리를 한번 쓰담아 주었습니다.
순간.
눈 깜짝하기도 전에 제 왼손바닥은
6개의 이빨 자국이 깊이 박히고 살은 너덜너덜해졌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귀를 쫑긋하고 살랑거리던게 아니라
귀가 아예 잘려나가 없네요.

 

저는 너무 아파서 정신을 잃을뻔 했습니다.
혹시 개에 물려 선교지에서 순교(?)하는 걸까.
왜 이렇게 미련했을까 하는 후회와 가짜아줌마 부부가 얼마나 미안해할까.
벼르고 별러서 온 방문의 마지막이 왜 이렇게 되는걸까.

 

복잡한 생각을 뒤로 하고
병원에 가서 3시간 동안 10대의 주사를 맞고
집에 와서 쉬었습니다.

지금도 많이 아파 거의 한손으로 타자를 치고 있지만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죽지 않았고, 중요 혈관이 터지지 않았고,
더 기도할 수 있고,
성경도 더 볼 수 있고,

예수님의 지상생애에 대해 더 묵상할 수 있고,
오랜만에 여러분들께 글을 통해 소식도 전하고,
어딘가에서 아파 고통당하고 있을 형제 자매들의
지독히 외로운 경험(교회 잡지에서 읽은 문장)을 조금이라도
공유하며 진심으로 위로해줄 수 있고...등등

 

현재 구역반을 통해 안식일 예배에 약 3명,
금요일 예배에 2명,
학생반예배에 2명이 나옵니다.
구역반을 통해 더 많은 영혼들이 주님을 영접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또한 제 손이 빨리 나아서 한국 요리 교실,
다시 비자를 연장하기위한 키르키즈스탄 출국 일정
손님들 접대 등등
모든 일을  하루빨리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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