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따라스 1번 교회에는
모스크바에서 모자를 받아다가 시장에서 파시는 집사님이 계십니다.
열심으로 교회를 섬기고 관리하십니다.

어느날 집사님이 사시는 교회 관리사택 창문을 열고 도둑이 들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사온 모자와 팔려고 놓았던 모자 400만원 어치가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교회를 청소하던 중 도둑이 주민등록증을 놓고 간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도둑은 가끔 교회에 와서 집사님의 도움을 받던 남자였습니다.

그 남자는 큰 도시인 알마타에 가서 모자를 팔기 위해 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휴게소에서 밥을 먹던 중
운전사는 가방을 실은 채 떠나버렸습니다.
버스 번호를 알아놨던 도둑은 운전사에게 전화해
'내 모자가 든 가방이 짐칸에 있으니
따라스(저희가 사는 도시 이름)에 다시 오면 가방을 주시오~' 하였습니다.
정직하고 현명한 운전사는(이 곳에는 도둑이 많습니다.) 그 가방을 도둑에게 주지 않고
경찰서에 신고하여 직접 찾아가도록 하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두 명의 경찰관이 버스터미널에 와서 모자가 든 가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운전사에게 '당신은 정말 훌륭하고 정직한 시민입니다!'라고 칭찬 한 후
경찰서로 가지 않고 곧장 싸우나로 갔습니다.
(이 곳 싸우나는 한국의 찜질방이 아닌 유흥업소 개념이 강합니다.)
부패한 경찰은  '횡재다!' 한 것이죠.
그런데...
경찰들이 술이 취해 있던 중, 어떤 사람이 또 다시 모자가 든 가방을 훔쳐갔습니다.

한편, 가방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은 집사님은 경찰서에 갔습니다.
그러나 가방은 없었고 후에 경찰서장이 자초지종을 알게 되어
두 경찰관에게 감옥에 가든지 집사님께 배상을 하도록 처벌하였습니다.

이슬람교도들인 경찰관들은 집사님 사택에 찾아와
우리도 믿는 사람들인데 선처해줄것을 부탁하여
4분의 1을 탕감받아 두번에 나누어 갚아주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가슴앓이를 하던 집사님은 다른데 말씀도 못하시고
현지 목사님 부부와 함께 기도만 하셨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잘 해결되어 다행입니다.
집사님은 애가 타셨겠지만 일이 다 끝나고 듣는 저는 웃음을 참지 못하며 들었습니다.

이럴때 이곳에서 자주 쓰는 말이 있습니다.
'슬라바 보구!'
바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잘 지내세요?' '그 일이 잘 되었나요?' '어때요? 몸이 좀 나으세요?'
이런 질문에 슬라바 보구라 많이들 대답합니다.

한국에 있었을 때에는 내게 있는 것들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알지 못하고
불평 불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 곳에 있으니 하루하루가 은혜이고
감사한 일이 너무 많습니다.
더욱 많은 성도님들이 재미나고 은혜가 넘치는
선교현장에 몸을 던지셔서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기쁨을 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1.JPG
(집사님 파시는 모자 한번 써봄 ^.^
여기는 겨울에 추워서 저런 모자를 많이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