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고 1월이 되자 캠미 대원들은 붕어빵 장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는 합숙을 시작했다! 무려 이 주일 동안 함께 먹고 자고 하면서 봉사대를 준비했다. 전도회 저녁 순서는 참석자들의 성격에 따라 한글학교와 소그룹 말씀연구로 나눠서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한글학교도 준비했다. 언제 누구의 구도자가 참석하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말씀연구 팀과 한글학교 팀을 나누기도 애매했다. 결국 필요할 때면 어디든 투입되어 가르칠 수 있도록 전원이 두가지 다를 준비하게 되었다. 연극도 두 개나 준비했다. 어차피 말씀카드를 보여주면서 할 거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리딩연습도 했다. 바쁜 학기를 마치고, 붕어빵 장사도 하고, 연달아 2주 합숙까지 마치고 나니 캠미 대원들의 체력은 이미 노란 불과 빨간 불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지도 목사님이신 차민경 목사님은 출발하는 날 벌써 목이 쉬어 있으셨다. 대단한 열정이었다.

드디어 1 11일 금요일 오후, 대원들이 교회에 도착했다. 몇 몇 친구들이 대원들을 환영하기 위해 교회에 와 주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을 맞이하는 대원들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친구들이 도착할 때마다 캠미 대원들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맞이하는 것처럼 너무나 반갑게 한 명 한 명을 환영했다. 주객이 바뀐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랫동안 기도했기에, ‘전도회뿐 아니라 이곳에서 만날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놓고 기도해 왔기에 처음 보지만 무척 친숙하고 진심으로 너무 반가웠다고 한다. 덕분에 서로 어색하지도 않았고, 굳이 친해지기 위해 노력할 필요도 없었다. 과장 조금 보태면, 봉사대 첫 날 분위기가 마치 마지막 날 분위기 같았다.

 캠미 전도회의 특징은 예배를 충실히 드리는 것이었다. 아침 저녁으로 예배를 드리는데, 한 번이라도 대충 넘기는 일이 없었다. 매일 일정을 마치고 뒷정리를 하고 나면 밤 열한 시, 열두 시가 되는 일이 허다했는데, 아무리 늦었어도 예배는 제대로 드렸다. 피드백하고, 기도회하고, 그러고 나서 다음 날을 위해 꼭 필요한 몇 가지 준비를 마치고 나면 새벽 두 세시에 잠드는 일도 빈번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대원들끼리 정해진 범위의 말씀을 묵상했고, 아침 식사 후, 다 같이 모여 두 시간씩 예배를 드렸다. 이제까지 여러 번 해외 봉사대를 경험 해 봤지만, 이렇게까지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것이 정도(正道)인 것 같았다. 이렇게 준비된 통로를 통해 성령께서 역사하지 못하실 이유가 없었다. 실제로 첫날부터 하나님의 영이 강하게 역사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두려움에 더 많이 무릎 꿇게 되고, 그래서 더 놀라운 일들을 경험하게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졌다.

도착한 첫 날 갑자기 멀쩡했던 가스 불이 작동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이상한 일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모님의 핸드폰이 먹통이 되더니, 내 핸드폰 까지 고장이 난 것이었다. 대원들이 곳곳에서 흩어져 말씀을 전하다가 급히 통역이 필요할 때면 그리로 달려가거나 전화로 통역을 해 주어야 하는데, 겨우 세 명 뿐인 통역병( 목사님, 사모님, ) 중 두 명의 핸드폰이 고장이 난 것이다. 너무나 명백한 이런 방해 공작들은 우리를 긴장시켰고, ‘이 곳에 분명 하나님의 뜻이 있구나’, ‘이 땅은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시는 거룩한 땅이구나하는 인식을 분명히 갖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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