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영선교사의 글입니다.(3)

 

전도회 전부터 계속 기도해 오던 것이 하나 있었다.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해 달라는 기도였다.

그렇게 기도하면서 나는 내 영혼을 전율시킬 뭔가 크고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기를 기대했던 것 같다.

수 천년 전에 당신의 영광을 보여 달라고 기도했던 믿음의 선조의 이야기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 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채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둔한 나를 가르치시기 위해 일하여 주셨다.

금요일 저녁이었다. ‘내가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 있구나라고 분명하게 느꼈던 것은

 

금요일 저녁, 상영, 장명리, 빈센트 이 세 사람이 최종적으로 침례를 받기로 결심했다.

장명리라는 친구는 한글반으로 상당 기간 동안 함께 해 왔고,

최근 한 달여 동안에는 한글반 시간마다 성경책에 빽빽히 포스트잇을 붙여가지고 와서

늦도록 목사님께 질문을 하곤 하던 친구였다.

그리고 빈센트 아저씨도 신기한 섭리로 연결이 되어 매주 예배에 참석하시던 분이었다.

이렇게 평소에 가깝게 지내며 기도했던 사람들이 침례를 받게 된 것은 무척 뜻 깊은 결실이었다.

사실 해 지기 직전까지도 침례자가 확정되지 않아서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믿음으로 성경책과 꽃다발을 세 개 씩 준비해 놓으셨는데

딱 세 명이 침례를 받게 되어 신기하기도 했다.

 

아무튼 그래서 금요일 저녁 집회를 마친 후, 이 분들과의 마지막 면담의 시간이 있었다.

목사님께서는 어제 영혼들을 만날 때 함께 자리했던 나와 골든 대원도 그 자리에 함께 있어도 좋다고 하셨다.

좋아라 하고 그때 그 대원을 찾았는데 그는 마침 다른 영혼들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방해할 수 없어 나 혼자만이라도 들어가 봐야지 하는 찰나에 그 친구가 나를 불렀다.

통역이 필요하다고 했다.

흐음

덕분에 나도 본래 가려고 했던 곳 대신 그 자리에 함께 있을 수 있었다.

 

그들의 대화는 그리 길지 않았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우리 하늘에서 꼭 만나야 하니까 예수님 믿으라고 하는 단순한 이야기가 전부였다.

그런데 듣는 이들이 울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렇게들 잘 우는지

일부러 울리려고 온갖 애를 쓴다 해도 이렇게 사람들을 울릴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이야기를 마친 후, 기도해 주겠다고 했다.

나는 기도 통역 만이라도 나보다 나은 누군가에게 맡기고 싶어 두리번거렸다.

마침 주위에 목사님의 영어 설교를 중국어로 통역했던 크리스틴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크리스틴~”하고 부르려는데 그 골든 대원이 나를 제지했다.

하늘을 가리키면서, 할 수 있다고, 나더러 하라고 단호하게 말하는데 그 말을 거스를 수가 없었다.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그의 간절한 한마디 한마디를 통역하는데 신기할 정도로 바로바로 말이 나왔다.

그 다음날 중국어로 기도하겠다고 함부로 덤벼들었다가 쩔쩔맸던 것을 생각하면

이 때의 통역은 확실히 하나님의 은혜였다.

기도를 마친 후, 다 같이 在耶裡我們是一家人을 불렀다.

날 원주민 춤을 추면서 즐겁게 불렀던 노래였다.

지금은 다들 눈물을 글썽이며 부르고 있었다.

비록 그들이 바로 그리스도인이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아니지만,

무엇인가가 그들의 가슴을 터치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너무나 따뜻한, 너무나 감동적인 무언가….

 

그 모습을 보며 서 있는데 문득 모세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원컨대 주의 영광을 내게 보이소서

그때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보여주신 것은 불도, 바람도, 지진도 아니었다.

여호와로라 여호와로라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로라

그분이 보이셨던 선한 형상, 곧 그분의 품성이 곧 그분의 영광이라 하셨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교훈은 동일했다.

무엇이 이 사람들을 이렇게 감동시킬 수 있을까?

무엇이 이 사람들로 하여금 이렇게 눈물 흘리게 할 수 있을까?

무엇이 이 사람들로 하여금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한가족이라고 노래하게 만들 수 있을까?

문득 내가 거룩한 땅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께서 그 곳에 계셨고, 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 있었다.

사랑을 일깨우는사랑,

, 이 사랑이 곧 하나님의 영광이었구나...

난 이제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달라고 기도할 게 아니라

이미 그 이상 나타낼 수 없이 나타내 주신 그 분의 사랑을 끊임없이 바라보고 또 바라봄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

골든 대원들을 통해 우리 모두가 보았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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