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으로 출발하기 전에 잠시 침대 곁에서 무릎을 꿇었다.

‘주님 이제 대만으로 선교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저의 앞길을 인도하시고 모든 것을 순적히 만나게 하시며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귀한 시간 되게 하소서‘

반치아오 교회에서 부탁한 음식물과 요리강습을 위한 것들과

문서전도할 책들 등 여러 준비물 때문에 가방과 박스가 5개나 되었다

집을 나올 때 외숙부님이 짐을 같이 들어다 주셨는데 차도로 나오자

택시가 바로 왔고 밝은 목소리의 운전기사가 친절하게 짐을 실어주었으며

워커힐에 도착했을 때 막 출발하려는 리무진을 보고 서둘러 내리더니

공항으로 가는 버스로 내 모든 짐을 옮겨주었다.

아침부터 천사를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선물로 ‘시조’ 한권을 드리고 리무진에 올랐다.

아침을 만난 일요일 거리는 한산했지만 내 마음은 부산했다.

내가 들고 있는 ‘가정과 건강’지를 전하고 싶어서였다.

백미러로 보니 내 바로 뒤에 앉아 있는 남자가 보였다.

중학교 3학년 때 까지만 해도 버스나 기차 속에서

내 옆에 앉은 사람에게 예수님을 전도한다고 열성이었던 내가

어느새 혼자만의 세계를 즐기며 걷고 생각하고 느끼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고

예의를 차린다고 다른 사람의 세계를 감히 노크하지 않았던 나였다.

하지만 최근에 말씀 방망이로 깨어지고 다듬어진 가슴에

영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새싹이 돋고 있어서

이제는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었다.

뒤를 돌아 의자사이로 읽어보라고 책을 권하니 흔쾌히 받았고

뒤쪽에서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스륵스륵 들릴 때 두 손을 모았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아시아나 항공 체크인 카운터 앞에 사람들이

긴 줄로 서 있었는데 키가 큰 두 외국인의 뒷모습을 보자 북아태지회 목회부장인

데비드 목사님 부부인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출발일행이 될 것이라며

메일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라는 목사님의 정보가 있었지만 바쁜 관계로 연락을 못했는데

이 넓은 공항에서 바로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탑승을 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다시 말을 걸기 시작했다.

대기업인 S그룹의 직원인데 대만으로 출장가는 중이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대만에 있는 동안 한국직원들하고 읽으라고

‘시조’와 ‘가정과 건강’을 건넸다

2시간 남짓 지났을까? 대만에 도착했다. 약간 어두운 감이 느껴지는 공항이었지만

넓고 대부분 빨간색이 많았으며 질서를 잘 지키도록 차단봉이 많이 세워져 있었고

책임직원이 그 앞에 서서 잘 처리했으며 이민국 수속도 제법 빨랐다.

밖으로 나오니 환한 웃음의 반치아오 교회 이재형 목사님이 마중을 나와 계셨다.

도착사진을 찍고 차에 오르자 데비드 목사님께서 감사의 도착기도를 드렸고

곧 반치아오 교회로 이동했다. 차창 밖으로 보여지는 풍경들이 한문 때문이었는지

낯설게 느껴졌지만 일주일을 이곳에서 지내야하기에 마음 문을 열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반치아오 교회는 길가에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의 아래층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미리 도착한 골든엔젤스 중창단과 사모님과 푸아이와 미헤로라는 집사들을 반갑게 만났고

교회로 올라가는 좁은 공간의 계단위로 올라가니 부엌과 연결된 식당으로 쓰는 곳에

카페트를 씌워 만든 조그만 장소에 모기장이 쳐있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서울대 법대를 나왔으나 안식일 지키느라 시험을 치루지 못한 S자매와 함께

기거하게 될 것이라 해서 여장을 풀었다.

요리강습과 주방봉사를 하러 왔기에 곧 나의 일터인 부엌으로 들어가 가지고 온

물건들을 정리하고 기존에 냉장고에 무엇이 들어있나 모조리 빼서 정리하고 있는데

시간이 늦어지기 전에 시장을 가자고 해서 입고 있던 긴 치마에 고무신을 신은 채

따라 내려갔더니 헬멧을 주면서 오토바이 뒤에 타라는 것이 아닌가?

세상에 태어나 이런 경험은 처음인데다가 이모양을 해가지고 과연 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일었으나 믿고서 머리를 길게 파마한 원주민 푸아이 등에 딱 달라붙어

시장으로 향했다.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차도로 나오자 30대 이상의 오토바이가

폭주족처럼 달리고 있었다. 그때서야 이곳의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오토바이 인 것을

알게 되었다. 시장근처에 주차를 하고 돌아다니며 무슨 채소와 과일이 있는지 돌아보고

내일아침에 사용할 싱싱한 것들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저녁으로는 푸아이가 만든 대만 음식을 먹었는데 칼국수에다가 야채 옥수수 상추까지

넣어 만든 상큼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는 음식을 먹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전도회를

위해 일할 일꾼들이 모두 모여서 함께 하는 식사였다. 처음 보는 얼굴들이었지만

하나님 안에 한 자녀가 됨이 정말 기뻤다. 내일을 위해 아침 5시에 깨어달라고

S 양에게 부탁하고 함께 기도하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기도드린 것을 다 들어주시고 모든 것을 순적히 만나게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며 서로 돕는 가운데

많은 영혼들이 주께 돌아오는 귀한 전도회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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