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월요일

 

아침에 아홉 시 20분에 집을 나섰다. 영국의사당, 웨스트민스트 사원, 제임스공원, 버킹검궁전, 트라팔가 광장, 런던미술관, 피카딜리서커스, 중국인촌에 있는 한국인 식당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피카딜리서커스에서 전철을 타고 세인트폴스 역으로 이동하여 성바울 성당, 밀레니움 브리지를 건너 테이트 현대 미술관, 런던브리지를 돌아서 저녁 9시 30분에 숙소에 들어왔다. 걷고 또 걸었다. 만보계를 보니 29,028를 걸었다. 20km 가 넘는 것으로 표시되었다. 그야말로 주마간산(走馬看山)이었다. 나 혼자 다녔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아내는 더 많는 곳을 찾아가 더 많은 것을 보기 원하고, 나는 일단 무엇인가 보기 시작하면 서서 한참 이리보고 저리보고, 남이 찾아내지 못한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나는 한 도시에 머물며 다른 사람들이 안다니는 뒷골목을 찾아 걷기를 좋아하지만 아내는 더 많은 명소를 찾아보기를 원하는 스타일이기에 가능했다. 내일은 대영박물관 한 곳만 하루 종일 보기로 합의했으니 2만보도 못걸을 수도 있겠지만 눈이 즐거울 것 같다. 그래도 런던 미술관에서 시간을 보내며 사진에서만 보던 중세의 이태리에서부터 시작하여 여러 나라의 유럽의 대가들의 그림을 보았으니 눈의 허기는 채운 셈이다.

 

날씨는 아침에 영상 5도 정도로 쌀쌀했지만 낮에는 거의 20도 가까이 올라가 입고 다니던 상의를 벗어야 했고, 저녁에는 다시 상의를 입고 스웨터를 껴입어야 했다. 지하철역을 Subway로 찾는 내게 여행 책자를 미리 읽어본 아내가 Underground로 수정해주어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