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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월요일 - 빨래방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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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

인생은 아름답고 놀랍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인생의 아름다움을 너무나 쉽게 간과해 버리곤 한다. 그것은 모습을 변장하여 물처럼 바람처럼 우리에게 밀려오기도 한다.
내가 임대하여 사용 중인 방에는 세탁 시설이 없다. 얼마 전에 또 빨랫감이 쌓여서 나는 빨래방을 가야 했다. 거기엔 행색이 초라한 사람, 좀 씻고 다녔으면 좋겠다 싶은 사람들이 가득하다. 실내도 습한 데다 운이 안 좋은 날에는 휴지통에 버려진 기저귀 냄새가 빨래방 전체의 공기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결코 시간 보내기에 좋은 장소는 아니다. 나는 마지못해 빨래방에 도착해서 세 대의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세탁기를 작동시켰다. 그리고 사람들과 섞이기 싫어서 MP3플레이어에 이어폰을 연결하여 음악을 들으며 가져온 책을 읽었다. 책은 재미있었고 음악 소리도 충분히 컸다.
그러다 잠시 뒤 나는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거기엔 머리가 희끗희끗한 아시아인 부부, 내 또래의 젊은이들, 장난꾸러기 아이와 동행한 주부도 있었다. 한 여인은 딸들에게 세탁기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신이 나서 엄마의 설명에 열중하였다. 힐끔 뒤를 돌아보니 아시아인 부부는 아무도 안 보는 사이에 서로 키스를 하고 있었다. 어떤 엄마는 시끄럽게 굴지 말라고 아이에게 주의를 주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게 인생인가?” 하는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쳤다. 갑자기 무릎 위에 펼쳐 놓은 아름다운 냅킨처럼 삶이 내 앞에 펼쳐졌다. 내가 거리를 두고 싶어 했던 사람들이 내 삶의 퍼즐 한 조각을 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들의 모습 그대로가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가난했지만 아름답게 보였고, 독특하지만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인생이란 무엇인지를 경험하는 놀라운 순간이었다. 그곳은 어느새 “우리 모두는 하나”라는 하나님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아름다운 장소로 변해 있었다.
빨래방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빨래방은 부서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람, 자기의 궁핍함을 인정하기에는 너무 잘난 사람들을 부서뜨린다. 또 그곳은 나를 부서뜨려 놓았다. 나는 이날 빨래방을 출입하게 되어 감사했다. 그곳에서 나는 평범한 일상에서의 교훈을 발견하였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 133:1).

스티븐 로버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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