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좋은 소식을 전하고자 처음으로 이곳에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2월 3일은 저희에게 있어 매우 역사적인 날입니다. 한국의 새해 1월 1일이기도 하지만 저희에게는 마음 편히 레바논에서 선교사역을 할 수 있게 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레바논에 온 지 8개월하고도 2주 만에 레바논 거주 비자를 받게 되었습니다.

 

 정부청사에 가서 지난 주 신청해 놓은 거주 비자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5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5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8개월의 힘겨운 나날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관광자의 신분이었기에 한 달, 혹은 두 달마다 비자를 계속 연장해야만 했고 입국한지 90일이 지나면 외국으로 나갔다 와야 했고, 레바논에 들어가는 티켓은 있지만 나오는 리턴 티켓이 없는 관계로 입국 심사 때에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심사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한국 컨테이너에 있는 저희 짐도 8개월 이상이나 받지 못했지요. 작년 9월에 이집트에 출국 했을 때도 3주면 된다는 임시 노동허가서 수속이 두 달이 걸리는 바람에 생각지도 못한 이집트 방랑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집트에서 얼마나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많이 받았는지 모릅니다. 90퍼센트가 무슬림인 나라였기에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했지만 그들의 따뜻한 마음씨와 친절함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집트 어느 곳을 가도 우리를 향했던 그들의 따뜻함에, 생전 처음 본 사람들도 우리는 알라(하나님)안에서 다 한 가족이라는 그들의 사상에 놀라기도 많이 놀랐습니다. 택시를 탈 때마다 앞자리에 앉아 있는 또 다른 승객을 나의 친 형이라고, 친 동생이라고 소개하는 그들에게 매 번 속았었습니다. 그러나 여느 승객들처럼 돈을 내고 내리는 그들을 보면서 알게 되었지요. 하나님 안에서 다 한 가족이라는 의미였구나... 우리에게 보내주었던 그들의 따뜻한 눈빛을 생각하면 지금 이집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 현장 뉴스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아파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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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에서 레바논에 입국하면서 정찬민 선교사는 3개월만 일할 수 있는 임시 노동허가서를 받았고 저와  아이는 다시 관광객 신분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10월 31일이었습니다. 그 때도 레바논에서 나오는 리턴티켓이 없는 관계로 레바논에 입국이 거절될 거라는 이집트 공항에서의 경고 때문에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릅니다. 대부분의 중동국가가 아이를 예뻐하는 나라인 것을 알았기에 입국 심사할 때마다 최대한 아이를 이용해서 많이 웃게 훈련시키고, 아이가 그동안 습득한 모든 아랍어를 사용하게 하고 아랍어 노래를 부르게 해서 입국 심사관들을 웃기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하나님의 섭리가 있었기에 저희가 무사히 입국할 수 있었지요! 레바논에 입국하자마자 정선교사의 노동허가서는 계속 진행이 되었고요. 저와 아이는 계속 관광객 신분으로 한 달 후 비자를 연장해야 했습니다. 그 때 같이 비자 연장 신청을 했던 동료 선교사는 정부청사로부터 이번이 마지막 연장이 될거라는 경고를 들어야 했고요. 1월 30일이면 저희는 다시 해외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작년 10월 31일 입국한 후 90일이 되는 날이었거든요. 정 선교사의 정식 노동허가서가 나와야 저와 제 아이의 거주비자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 시간은 자꾸 흐르고 주위의 다른 선교사들과 함께 아마도 이집트에 다시 나가야 될 것 같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금과 같이 이집트 사태가 벌어지기 전이었기 때문에 정 선교사의 정식 노동허가서가 조금이라도 늦게 나왔다면 이집트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전하시는 우리의 하나님께서 우리의 비자문제를 아주 깔끔하게 해결해주셨습니다. 1월 24일 정선교사의 정식 노동 허가서를 받을 수 있었고 저와 제 아이는 4일을 남겨놓고 바로 거주 비자 신청에 들어가서 2월 3일 정식 거주 비자를 받게 된 것입니다.


이제 저희는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이곳에서의 선교사역에 임하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그동안 한국에 있었던 저희의 짐도 지난 달 받게 되었고요. 그동안 이곳에서 겪었던 많은 문화 충돌 속에서 알게 모르게 중동 문화를 이해하는 마음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준비해왔던 HOPE CHANNEL ARABIC(아랍어로는 ALWAAD=The Promise)이 2월 1일부터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벌써부터 무슬림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가정을 위해 기도해주신 많은 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비자를 받은 기쁨과 더불어 앞으로 더욱 더 힘을내서 열심히 봉사하리라 다짐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