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3월 25일일요일
저녁 6시 44분, 18:44에 아시아나 521기가 11시간의 비행 끝에 마침내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에 착륙했다. 전에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쌍크뻬쩨르부르크를 다녀간 적은 있지만 유럽 대륙에는 첫 발걸음이다. 대륙에서 분리된 영국이니 아직 대륙은 아닌 셈이다. 공항에서 만난 영국인들의 첫 인상은 미국에서 만나는 백인들보다는 다소 투박해 보였고 들려오는 영어는 옛날 영화에서 듣던 목소리와 비슷했다.

간단하게 입국수속을 마치고 피카딜리 전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얼스코트(Earlscourt)로 이동했다. 전철은 이곳에서도 튜브(Tube)라고 부르는 것처럼 튜브를 반으로 잘라 놓은 것처럼 보였다. 전철 안은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앉으면 체격이 큰 사람들은 무릎이 거의 맞닿을 정도로 좁았다. 아는 사람들끼리 가면 정겨운 거리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탔을 때는 통로로 다니기 미안할 정도였다.

호텔은 일본의 호텔보다 훨씬 더 작고 검소했다. 호텔 방이 1층에 있어서 일층을 찾았더니 일층은 지상층(Ground)이라고 부르고 2층을 1층이라고 했다. 침대 두 개가 방을 가득 채워서 짐을 풀어놓을 수조차 없었다. 샤워실은 가로 세로가 내 뼘으로 세 뼘씩, 세상에서 내가 본 가장 작은 샤워룸이었다. 공동으로 이용하는 샤워시설이 아닌 것만도 고맙게 생학해 다행인 것은 화장실이 있고 벽에 걸린 텔레비전을 대신하는 모니터가 삼성제품이어서 그나마 반갑고 위로가 되었다. 인터넷은 느리긴 하지만 그런대로 참아줄만 했다.

이번 여행은 하와이 합회가 주관하고 앤드루스 대학교의 신학교수 담스팃 박사 부부가 인도하는 대쟁투 투어에 참가하며,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대쟁투 투어 전과 대쟁투 투어를 마친 후 며칠을 더 머물며 유럽을 보기 위해 계획된 여행이다.

런던에는 벌써 벚꽃이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