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 아침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서른 세 번째 이야기 -  장난감 권총이 아니었다.

11월 26일이면 삼육영어학원 서울 분원장 홍신진 목사가 러시아 사할린에서 선교를 마치고 귀국한지 5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야기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겨울 날이었다.



장난감 권총이 아니었다.

이야기는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겨울날이었다. 두 아이들을 데리고 한가한 저녁시간을 보내면 놀고 있는데 갑자기 불이 나갔다. 하지만 당시 사할린에서 전기가 나가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전력난으로 시달리던 사할린에서는 한 시간 걸러서 한 시간 동안은 이 도시에서 다른 한 시간은 다른 도시에서 정전을 반복하며, 전기 사용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환기를 위해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놀랍게도 다른 집들에는 불이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집안에 다른 방에는 불이 들어왔다. 이상한 일이었다.

이튿날 출근하기 전에 청소를 마친 후에 전기를 확인하러 나가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 바로 그 순간이었다. 170cm 정도의 키의 새까만 옷을 입고, 새까만 권총을 든 남자가 집안으로 들어섰다. 한 사람만이 아니었다. 뒤에서 다른 사람이 따라 들어오고 있었다. 순간 두 사람이 한꺼번에 집안에 들어서면 감당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 방 안에는 아이들이 놀고 있었고, 부엌에는 아내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짧은 순간 수많은 생각이 교차되었다. 뒤따라 들어오는 사람이 집안으로 들어서기 전에 앞에서 총을 들고 들어오는 사람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소리를 질렀다. 평생 그렇게 큰 소리를 질러본 적이 없었다. 침입자는 홍 목사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총으로 홍 목사의 관자놀이를 내리쳤다.

홍 목사가 지르는 소리에 사모가 놀라 뛰어 나왔다. 침입자는 내 머리에 총을 대고 있었다. 아내는 그런 모습을 보고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내가 도망치는 모습에 놀란 침입자는 홍신진 목사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며 도망갔다. 1m도 안되는 곳에서 불이 번쩍하며 총소리가 들렸다. 머리에는 상처가 있고, 피가 흘러내렸다. 집사람과 아이들을 모아놓고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동료인 김형렬 목사를 불러서 병원으로 갔다.

벌써 그가 근무하는 러시아 삼육영어학원에서는 소문이 퍼졌다. 자고 나니 어느 새 영웅이 되어 있었다. 권총 강도를 물리친 사람으로...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 사진을 찍었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때 홍 목사는 그들이 홍 목사에게 겁을 주려고 장난감 총을 갖고 왔다고 생각했다. 장난감 총으로 위협을 하고 돈을 강탈하러 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다음 날 구두를 신으려다가 금속성 소리를 들었다. 구두 속에서 탄피가 나왔다. 장난감 총이 아니었다. 정말 권총을 들고 들어왔던 것이다.

홍신진 목사가 한국에 귀국했을 때, 소문이 먼저 와있었다. 소문을 듣지 못한 분들은 부모님들이셨다. 나중에 다른 분을 통해서 소식을 들으시게 되면 더 놀라실 것 같아 아버지에게 말씀드리기로 했다.

이야기를 들으시자 홍신진 목사의 아버지는 눈을 지그시 감으시면서 말씀하셨다.


“그랬었구나. 그게 언제였느냐?”
그 일이 발생했던 때를 말씀드렸다.
“바로 그때 네 어머니께서 악몽을 꾸고 며칠을 고생하셨단다. 그래서 한 주일 내내 한 시도 쉬지 않고 네 어머니와 나는 기도로 살았단다.”
홍신진 목사의 믿음만이 아니었다. 그 위태로운 순간에 부모님의 기도가 따랐다. 그후 홍신진 목사는 선교사를 만날 때마다 그들의 안전을 위해서 기도드리고 있다.

탄피를 들고 간증하는 홍신진 목사

탄피 확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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