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선교지 - 땅끝이 어디인가?


대학 2학년과 3학년 재학중에
학생 전도사회 회장을 지낸 적이 있다. 매달 동료 학생 전도사들로부터 활동 상황을 받았는데 아주 특징적인 보고서를 보았다. 당시에 동부 교회의 학생 전도사였던 양종호 전도사(현재 퇴계원 교회 담임 목사)의 보고서였는데, 그 보고서에 의하면 "면목동에 복음 사업을 완료했음"이라고 적혀 있었다. 보고서를 제출한 당사자에게 "복음 사업을 완료했음"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질문했다. 매 안식일 오후에 청년들과 함께 면목동에서 전도지를 집집마다 전했는데 한 집도 빼놓지 않고 모두 전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교회가 있는 지역의 모든 사람들이 다 회개하여 교인이 될 수는 없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복음을 증거할 수는 있다.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제1의 선교지가 자신의 가정이라면, 두 번째 선교지는 자신이 일하는 직장이나 학교요, 세 번째 선교지는 자신이 살고 있는 거주 지역이다. 수가의 우물가에서 만난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자마자 마을로 달려갔다. "여자가 물동이를 버려 두고 동네에 들어가서 사람들에게 이르되"(요 4:28). 마을 사람들이 그의 담대함을 보았다. 무엇이 저 여인을 저렇게 담대하게 했는가? 무엇이 그 여자를 저렇게 변화시켰는가? 저 여인이 누구를 만났을까? 변화된 모습을 제일 먼저 아는 이들은 이웃이다.

1985년으로 기억된다. 이디오피아의 극심한 기근 때문에 한국의 교회들이 구호품을 모아 보낼 때였다. 길거리에서 아프리카에서 온 여인을 만났다. 놀랍게도 이디오피아에서 온 위생병원 의사였다. 교회에 와서 설교를 할 수 있겠는가 물으니 귀국 후에 자신의 행적을 모두 공산당에 보고해야 하기에 곤난하다고 했다. 인터뷰에는 응할 수 있다고 했다. 화요일 저녁에 인터뷰 형식으로 이디오피아의 형편을 전했다. 서방 세계의 TV 기자들과 인터뷰 할 때에 이디오피아를 대표해서 인터뷰를 하던 분이어서 이디오피아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해 주었다. 구호 양곡을 나누어주고 있던 어느 날 수십 리 밖에서 소년이 걸어 왔다. 먼 곳에서 찾아 온 피곤하고 굶주린 소년에게 양식을 주기 전에 물을 한 바가지 주기 위해서 물을 떠서 주었을 때 소년이 그 앞에서 쓰러졌다고 했다. 일으켜 보니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서방 세계의 수많은 구호 식품이 답지했을지라도 이디오피아의 기근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도루가 회장이 한국에서 무엇을 보내주여야 하겠는가 물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디오피아의 기근은 밀가루나 쌀로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재림의 징조이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재림하시면 이디오피아의 기근은 해결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천국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되면 끝이 오겠다'고 하셨습니다. 한국에 계신 성도님들이여, 이피오피아의 땅끝은 한국입니다. 이웃 집에 복음을 전파해주시면 예수님의 재림은 촉진되고, 이디오피아의 기근은 끝날 것입니다." 아직도 한나 고베지(Hanna Gobezi) 박사의 절규가 귓가에 쟁쟁하다. 땅끝을 먼 곳에서 찾기 전에 자신의 주위가 땅끝임을 기억해야 한다.  


1997년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