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풀루엔자가 창궐하고 있다. “전국에서 신종플루 감염자가 가장 많은 곳이 서울 강남 부자 동네”라는 세브란스 병원 한 연구원의 말이 생각난다. 환경이 제일 깨끗하고 쾌적한 곳이 아닌가. 조금 의아했다. 저항력, 면역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외강내약(外强內弱)이라 할까.

 

 

     성경에도 믿음의 능력을 떨어뜨려 죄의 오염에 쉽게 감염케 하는 세 종류의 해악한 누룩이 나온다. 이 누룩들은 떡의 누룩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 교훈 , 가르침이란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바리새인, 사두개인, 헤롯의 누룩들이다. 첫째로 꼽히는 바리새인의 누룩을 외식과 위선이라 부른다.(눅 12:1). 고약하고 해롭기 그지없다. 청승맞게도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때와 지금의 이야기가 서로 다르고, 겉과 속이 너무 판이한 사람들이다. 사심이 진심인양 포장된 형상이다. 눈 가리고 야옹하는 격이다.

 

     둘째는 회의론자, 불신의 대명사 사두개인의 누룩이 있다. 부활이 없다 하는 사두개인들에게 “ 너희가 성경도, 하나님의 능력도 알지 못하는 고로 오해하였다”(마 22: 29) 고 예수님이 말씀하셨다. 영감의 말씀을 부인할 뿐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치 않는 무리들이다. 기도해봤자, 전도해봤자, 기대해 봤자, 믿어봤자 모두 거기서 거기란다. 체험에서 파생되는 생동감 있는 믿음 생활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셋째는 처세술 부리는데 빼어난 헤롯의 누룩이 나온다. 헤로디아 딸이 들어와 춤을 추어 헤롯과 함께 앉은 자들을 기쁘게 할 때, 자제력 잃은 헤롯이 무엇이든지 구하라고 한마디 툭 던진다. “ 침례 요한의 머리라, 왕이 심히 근심하나 자기의 맹세한 것과 앉은 자들을 인하여 저를 거절할 수 없”(막6: 26)었다고 했다. 체면과 명예를 중시하며 주변 사람들과 환경에 따라 선택과 판단이 좌우되는 사람을 칭한다. 양심의 소리를 따라 사는 것을 너무 힘들어 한다.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자기 생각을 상대편이나 세상 풍조에 내던지는 일도 서슴없이 한다.

 

 

     “묵은 누룩도 말고 괴악하고 악독한 누룩도 말고 오직 순전함과 진실함의 누룩 없는 떡으로 하자” 고 한다. 예수님의 누룩이다. 그 분의 가르침, 교훈, 정신으로 우리들의 마음, 생각, 동기, 그리고 목적에 가득 넘치게 하자. 유월절 양 그리스도의 희생에 이끌려 각자의 본문에 충실하자.

 

     전남 화순군 향토문화 유산 3호로 지정된 정자(亭子) 하나가 있다. 세속에 물들지 않고 티 없이 살고 싶다하여 중종 때 구례 풍기군수를 역임한 송정순이 그 이름을 물염정(勿染亭)이라 했다. 아름다운 자연, 시원한 바람, 유유히 흐르는 강으로 둘러싸여 사람들의 발길이 예로부터 끊이지 않은 곳이다. 교회와 성도도 세상의 물염정이다. 기도주일이 다가왔다. 끼어있는 누룩을 빨아 정결의 옷으로 가라 입자. 세속에 물들지 않고 때 묻지 않는 물염정(勿染亭) 총회가 이번엔 꼭 되도록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싶다. 영적 성장에 치명적 방해꾼  삼종 누룩 인풀루엔자 퇴치에 힘을 모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