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의 당면 문제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경험하는 최고의 당면 문제는 단연 신뢰의 상실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문제의 내면에 영적인 문제가 내재하기에 영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통한 진단과 실제적인 처방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선교정책과 전략수립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자신에 대한 신뢰, 선교지 영혼에 대한 신뢰, 선교본부에 대한 신뢰,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신뢰의 관계가 붕괴되면 걷잡을 수 없는 자괴감과 낙담이 밀려와 오래 선교 사역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이르쿠츠크에서 선교하던 개신교 한 여선교사가 현지에서는 알 수 없는 질병으로 고통을 당하다가 한국으로 귀국하여 건강 진단을 받고서야 스트레스로 인한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또 다른 질병을 갖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와 감당해야할 사역에 대한 부담감으로 결국 병을 얻게 된 것이라고 한다.
  문화 충격과 건강, 가정, 자녀... 등등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 선교지의 선교사의 당면 문제들은 내가 왜 여기서...?  누구를 믿어야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질문의 형태로 발전한다. 혼자서 씨름하며 기도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선교사가 스스로 고민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일 때가 종종 있다. 함께 상의할 마땅한 사람도 없고 해결책도 보이지 않을 때에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오기도 하는 것이다. 심신이 연약해져 풍토병이나 각종 질병이 나타나기도 하고 선교 사역에 대한 사명감을 상실하고 귀국하기도 한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선교사의 관점에서 몇 가지의 실제적인 방법들을 제안해본다. 첫째, 아무리 사소한 선교사의 문제라도 함께 허심탄회하게 상담할 대상이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선교 사역에 관한 것뿐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까지도 현지 선교사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고민하며 조언해 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면 훨씬 선교 사역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하지만 결과는 치명적일 때가 자주 있다.
  둘째, 선교사 주변 관계에 있어서 확고한 신뢰의 관계의 정립이다. 선교사가 믿을 수 있게 현지사역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위에서 믿어주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위로와 격려를 중단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대개 선교지의 현지 문제들은 선교사 본국의 사정과 달리 설명이 쉽지 않은 복잡한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선교사는 본국의 입장에서 본국에서는 선교사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며 불필요하게 자신만의 것을 고집하여 문제를 확대 재생산하는 경우 서로에 대한 신뢰에 상처를 남기게 된다. 특별히 선교사가 가족들과 선교지 영혼들과 선교 본부와 선교 후원자들과 신뢰의 관계를 유지하면 선교사역에 큰 힘이 된다. 그리고 지속적인 신뢰의 관계를 유지하면 효과적으로 선교지의 문제들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셋째, 선교사들은 잘 준비된 자신만의 선교 계획을 준비하여야 한다. 조급함이나 지나친 선교 실적에 대한 부담없이 꾸준히 한걸음씩 실천하고 이루어나갈 수 있는 자발적인 목표가 있어야하는 것이다. 자원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선교사역이 정해진 선교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자율적인 선교사역 운영에 대한 기본계획과 마음가짐이 준비되어야한다. 하나님과 연합하여 이루는 나의 선교사역의 역사를 쓰는 심정으로 선교지 사정에 맞는 나만의 효과적인 전도 계획을 수립해야하는 것이다.  
  넷째, 무엇보다 선교지 영혼들을 그리스도의 관점으로 바라보며 사랑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신의 세상에서 살아온 영혼들의 행동양식 속에 나타나는 슬픔과 기쁨, 믿음과 배신, 비방과 칭찬을 직접 몸으로 맞상대하는 당사자가 아니라 한걸음 물러서 그리스도의 심정으로 긍휼히 여기며 사랑으로 품어주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만 해결할 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선교사를 위한 재교육과 충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사역의 반성과 선교비젼 점검, 그리고 사명 재고취를 위해 준비된 시간과 순서가 필요하다. 선교사가 계속적인 사역을 진행하기만 하고 정기적인 피드백을 통한 업그레이드된 선교봉사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결국에는 다운되기가 쉽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선교사는 개인적으로라도 이러한 시간을 가지고 나름의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선교활동 평가 보고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선교사가 항상 배우는 자세를 견지하면 많은 문제들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며 때로는 문제들을 통해 더 많은 것들을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끝으로 선교사를 위한 영적인 기도 후원 그룹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교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 하고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혼자라고 생각할 때 문제가 생긴다. 재정으로 돕는 것도 필요하기만 영적인 후원은 더욱 중요하다. 선교사는 영혼 구원을 위해 이국에 투입된 하나님의 대사이기 때문이다. 자신를 위해 기도하는 원군을 뒤에 두고 일하는 선교사가 얼마나 자신있게 일할 수 있겠는가! 선교사를 위해 기도하는 후원모임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함께하는 선교가 아쉬운 때이다.

  이상은 러시아라는 선교지에서 선교사로서 여러 문제들과 씨름하면서 선교사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제시해 본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양한 여러 선교지 상황들을 고려할 때 공통적인 타당성을 논하기에는 부족한 점들이 있지만 보다 나은 선교사역을 위해 정리해본 내용들인 점을 양해하시면서 읽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