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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 교회(PMM 1기 임근식 목사)

 

       나는 약 3년 반 전에 심한 폐렴에 걸려 구급차로 사가 의과대학 병원에 실려가 입원하게 되었었습니다. 다행히 2주간 치료 후 어려운 고비는 넘겼지만, 어느 날 주치의 선생님으로부터 뜻밖의 결과를 듣게 되었습니다. 주치의 선생님은 나에게 사무적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행히 당신의 폐렴은 어떻게든 고칠 수 있었습니다만, 당신의 진짜 병명은 폐기종이라는 것입니다. 폐에서 공기가 새기도 하고, 기관들이 가늘어져서 더는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생활하세요.” 고칠 수 없느냐는 질문에 “당신의 폐도 기관도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므로 인간의 힘으로는 고칠 수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나는 그 대답에 거대한 바위에 쿵 부딪힌 것 같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까지 나는 일본 의학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병원에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철석같이 믿었었는데 내 귀에 들려온 것은 그런 믿음직스럽지 못한 싸늘한 답변뿐이었습니다. ‘현재의 의학으로 나의 폐나 가늘어진 기관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하다니! 인간은 현대의 의학을 신뢰할 수 없는 것일까?’ 불신감을 안고 어느 개인 내과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입원하여 병원 생활을 하면서도 나의 불안은 좀처럼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병원에서 사가 교회의 임근식 목사님과의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같은 병실 옆 침대에 ‘타네우라’라는 나보다 훨씬 연상의 환자가 입원하고 있었는데 임 목사님이 타네우라 씨를 병문안 오셨던 것입니다. 타네우라 씨는 부인이 골수암으로 사가현 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있었기 때문에 부인의 일이나 향후의 여러 가지 일로 많은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인의 일도 있고 해서 타네우라 씨는 나보다 먼저 퇴원했습니다. 그분을 보면서 나는,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민이 있구나.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로 힘든 것이구나.’라고 골똘히 생각하였습니다. 타네우라 씨가 퇴원한 후에도 임 목사님은 3, 4번 정도 나를 보려고 병문안을 오셨습니다. 참 고마웠습니다.

       퇴원 후 아무래도 임 목사님께 감사 인사를 제대로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받은 명함으로 교회에 전화했습니다. 임 목사님은 "지금 어디십니까?"라고 물으셨고 나는 집 근처 슈퍼에서 전화하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임 목사님은 “5분에서 10분 정도만 거기 기다리고 계십시오.”하더니 정말 곧바로 내가 있는 곳까지 와서 교회까지 안내해 주셨습니다. 그 신속한 행동에 놀라 버렸습니다.

       그날 교회에서 "입원 중에 정말로 도움이 되었습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나눌 때만 해도 나는 이 교회에 매주 두 번이든 세 번이든 다닐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었습니다. 단지 인사치레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토요일에 안식일 예배가 있고 화요일엔 특별한 성서 연구회가 있다는 것을 듣고 성경에 대해 한 번도 관심을 둔 적이 없는 나로서 당연히 한 귀로 흘려버리려는 찰나, 문득 막내딸이 생각났습니다. 막내딸은 사가 공항에서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핀란드인 목사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지금은 그와 결혼해 푸른 눈의 장남을 두었으며, 일본에서 멀리 떨어진 핀란드라는 타국에서 성서를 연구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하나님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딸이 그러한데 아버지로서 성경이 무슨 책인지 모른다는 것은 정말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매주 안식일 교회에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병으로 침울해 있었고 인생에 패한 것처럼 보였던 나는 무언가 도움이 필요했고 어느새 교회는 내게 일종의 ‘마음의 병원’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성경을 배우면 배울수록 우리들의 과거와 미래를 소상히 알게 되었고 그 말씀들을 믿게 되었습니다. 성서 연구를 시작한 지 1년 반, 진리 교회에 남아 있는 하나님의 능력과 사랑에 인생을 드리기로 하고 2005 10 15일에 침례를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매주 세 번 교회에 출석하면서 성서 연구와 전도에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나를 사가 교회로 이끈 것은 철커덕 집어넣은 공중전화 10엔이었습니다. 단돈 10. 나를 구원과 진리의 발견으로 이끈 감동의 10엔짜리 동전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백성이 되면서 마음의 평온함과 희망을 회복하였습니다.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예수님의 지지와 격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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