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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일요일 - 이집트 결혼식 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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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더디 오므로 다 졸며 잘새”(마 25:5)

 이집트 헬리오폴리스에 있는 우리 교회에서 결혼 전야 행사가 열릴 계획이었고 나는 오르간 연주를 맡았다. 그러나 바그너의 ‘혼례의 합창’이나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 등 몇 곡은 연습 없이는 어려웠다. 예식은 저녁 7시에 시작한다고 신부의 삼촌이 알려 주었지만 ‘이집트 타임’이란 게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7시 30분이나 8시가 다 되어서 시작할 것이 뻔했다.
 나는 7시 정각에 교회에 도착했다. 내 예상대로라면 교회에서 최소한 30분간은 리허설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8시가 되었을 때 교회는 하객들로 꽉 차 있었다. 날씨가 워낙 무더운 데다가 모인 하객들이 내뿜는 열기까지 더해 에어컨은 더 이상 제 구실을 하지 못했고 사람들은 창문을 열었다. 마태복음 25장에서 여분의 기름을 준비해 둔 다섯 처녀처럼, 나는 이런 경우에 대비해 악보가 바람에 날리지 않게 옷핀을 미리 준비해 놓았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이 가까이 다가왔다.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아이들은 관심을 끌기 위해 내 팔을 건드리면서 말을 걸었다. 나는 아랍어로 말했다가 영어로 말했다 하면서 아주 어렵사리 연주를 해 나갔다. 9시가 다 되었을 때 마침내 목사님은 녹음된 음악을 틀어 내게 쉴 틈을 주셨다. 웨딩드레스를 책임진 신랑이 늦게 도착했고, 미용사는 미용사대로 신부가 드레스를 입지도 않았는데 머리를 손질할 수는 없다면서 버티고 있었다는 소식을 나는 그제야 듣게 되었다.
 9시가 한참 지나고 밖에서 여자들의 부산스런 목소리가 들렸을 때 우리는 신부가 도착했다는 것을 직감했다. 교회에 촛불이 밝혀졌고 나는 오르간 앞에 다시 앉았다. 곧 예식이 시작되었다. 신부는 아름다웠고 신랑은 멋졌다. 이 경험 이후 다음의 구절은 내게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신랑이 더디 오므로 다 졸며 잘새…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하느니라”(마 25:5~13).
- 조이스 니어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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