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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4일 화요일 - 곰이 나타나면 어떻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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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돌이켜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 18:3).

꽁꽁 얼어붙은 한겨울, 와이오밍 주를 지나던 우리 차가 그만 굽은 길에서 미끄러져 눈덩이에 처박혔다. 열대 선교지에서 수년을 보내고 귀국한 지 얼마 안 된 터라, 방한 장비라고는 벙어리장갑과 얇은 재킷, 부츠 한 켤레밖에 없었다. 우리는 지도에 표시된 지점들로부터 수킬로미터 떨어져 있었다. 차바퀴가 틀어박혀 있는 얼음 더미를 발로 차고 긁어 보기도 했지만 돌덩이처럼 단단한 얼음은 우묵한 흔적 하나 생기지 않았다. 남편은 “아무래도 체인 설치가 어렵겠는 걸. 도움을 구해 봐야겠어.”라고 말했다. 나는 재킷을 건네주고 오들오들 떨며 차 안으로 들어갔다. 고맙게도 아이들은 뒷좌석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엔진 공회전 속도를 높이고 히터를 켰다. 연료는 4분의 1가량 남아 있었다. 연료가 얼마나 버텨 줄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남편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길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 추위에 밖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견딜 수 있을까? 이런 걱정들로 마음이 무거워졌을 때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잠에서 깬 아이들이 어리둥절하여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나는 애써 태연한 척했다.
“차가 눈에 파묻혔단다. 아빠가 도움을 구하러 가셨어.”
한동안 침묵이 흐른 뒤 다섯 살배기 아이가 물었다. “엄마, 숲에서 곰이 나와 우리를 잡아가면 어떻게 하죠?”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때까지 숲 근처에 있다는 사실조차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 천사들이 우리 차를 지키고 있어.” 그 말을 듣고 안심이 되었는지 아이는 다시 누워 잠이 들었다.
나는 조용히 기도했다. ‘사랑하는 하나님. 아주 오래전 당신께서 말씀하셨지요. 너희가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요. 저는 당신의 아이입니다. 저도 이 천사들을 믿고 있습니다.’
지평선 위로 아침 햇빛이 서서히 드러날 무렵, 커다란 농장용 트럭 한 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우리 차는 곧 눈 더미를 빠져나와 다시 길을 갈 수 있었다. 아직 연료가 8분의 1이나 남아 있을 때였다.
- 에일린 루딩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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