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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 일요일 - 무엇에 감사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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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빌 4:6).

눈물 젖은 나의 얼굴을 보고 외과 의사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나의 친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좌회전 신호를 할 때처럼 나의 왼팔을 내밀어 보였다. “팔이 퉁퉁 불었어.” 나는 흐느끼며 말했다. “왜,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나는 평생 정상이었고 사실 아주 건강했단 말이야. 이해를 할 수가 없어.” 턱 밑으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유방암 수술 뒤 가끔 이런 일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그는 온화하고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심지어 2년, 때로는 3년 뒤에 나타나기도 해. 그런데 이건 혈액 순환 문제고 치명적인 것은 아니야.” 그는 나의 팔을 쳐다보았다. “게다가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걸.”
“눈에 잘 안 띈다고? 나는 눈에 확 들어온다고. 이것 때문에 계속 신경이 쓰여서 아무것도 집중이 안 된단 말이야.”
“힘내! 곧 익숙해질 거야.” 그는 미소를 지었다.
“익숙해져? 그럼 죽을 때까지 이렇게 못생기고 불편한 팔로 살아야 한다는 거야?”
자동차로 걸어가는 동안 머릿속에는, 팔이 점점 더 크게 부풀어 오르고 붉어졌다 검어졌다 나중에는 결국 썩어 가는 장면이 자꾸 떠올랐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인 줄은 알았지만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심히 슬펐다. 애꿎은 베개만 두들겨 댔다. 눈물이 그치질 않아 화장지를 박스로 구입해도 부족할 것 같았다. 차라리 암 덩어리는 제거라도 할 수 있었지, 이건 암보다 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그러다 문득 성경 말씀 한 구절이 머릿속에 회오리쳐 올랐다.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감사함으로”(빌 4:6).
문득 나에게 다른 선택 사항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의 주치의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팔이 떨어져 나간 것도 아니고, 움직이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것은 내게 소중한 팔이었다.
“주님, 찬양합니다! 생각해 보니 제 팔은 멀쩡하네요!”
친구의 말처럼 그 팔에 익숙해졌다. 그것은 더 부풀지도, 붉고 검게 변색되지도, 썩지도 않았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제 팔이 아주 근사해 보이는군요.”

에일린 루딩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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