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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안식일 - 음악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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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애를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며 번제보다 하나님을 아는 것을 원하노라”(호 6:6).

최근에, 칼빈 테일러가 새로 출간한 편곡집을 구입하였다. 테일러는 책에 수록된 자신의 작품을 즉석에서 연주해 보였고 덕분에 나는 곁에 앉아 그의 연주를 감상할 기회를 얻었다.
근 20년간 여러 종파의 교회들과 해외에서 피아노 연주를 할 때, 나는 그가 지은 또 다른 편곡집을 많이 활용했다. 그의 악보는 즉석에서 연주하기가 만만치 않다. 어떤 것은 플랫이 여섯 개나 붙어 있고 화음도 평범하지 않은 데다, 건반 위에서 오른손과 왼손이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는 선율이 많다. 어떤 화음은 음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손가락을 있는 힘껏 벌려야 하는 것도 있다(나는 손가락이 긴 편인데 테일러의 손가락은 나보다 최소한 3센티미터는 더 길어 보였다!). 그의 편곡 중 하나인 “주여 이 아침에”를 내가 연주할 때면, 강렬한 바이브레이션 속에서 화음과 선율을 최대한 뽑아내면서 항상 드라마틱하게 진행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테일러는 그 화려한 부분을 평범하게 지나간 뒤 아르페지오로 음악을 끝맺었다. 옆자리에 앉은 나는 그 부분을 다시 연주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아르페지오에 들어갈 타이밍을 내가 알려 줄 때까지 B7(♭9)에서 길게 머물러 보라고 부탁했다. 그는 그 부분을 세 번이나 반복해 보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해내지는 못했다. 그건 나만의 연주 방식이었다.
이런 경우 과연 누가 가장 ‘옳게’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편곡자일까, 콘서트 연주자일까, 음악학 박사일까, 아니면 지역 교회 반주자일까? 사실 이것은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는 윤리적 문제가 아니다. 단지 취향에 관한 문제일 뿐이다. 한 곡을 놓고도 음악가에 따라 해석이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곡 자체나 빼어난 연주 능력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음악은 우리 마음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그 무엇이다. 내가 최신 기독교 음악을 연주하든, 바흐의 합창 전주곡을 연주하든, 사랑이 깃든 마음으로 드리는 음악이라면 하나님은 그것을 받으신다. 흥겨운 마음으로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면 박자가 조금 엇나가도 여전히 신이 난다. 하물며 하나님께서는 더더욱 신 나게 들으시지 않겠는가!
“하나님께서 단지 쇼를 보시려고, 공허한 형식에 불과한 제사를 원하신다고 생각하시오? 그분께서는 당신에 대해 듣고 싶으신 것이란 말이오!”(삼상 15:22, 메시지 성경).

크리스티 K. 로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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