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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일요일 - 거룩한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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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도 산 돌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벧전 2:5).

잉글랜드 노섬벌랜드 들판에는 붉은 양귀비와 황금빛 보리가 출렁이고 양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언덕 위의 농가들과 뱀버러 캐슬이 한눈에 들어오고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평화롭게 흐르고 있었다.
이 광경을 뒤로 하고 수도원을 향해 걸었다. 박물관과 교회 유적지를 둘러보기 위해 입장권을 끊었다. 바닥에는 양탄자 대신 잔디가, 위에는 천장 대신 하늘이 바로 보이고 남아 있는 벽에는 유리창 없는 창문이 북해를 향해 뚫려 있었다. 반원형 모양의 후진(後陣)에는 7세기 무렵 제자도와 하나님의 은혜를 설파했던 선교사 커스버트가 잠들어 있었다. 나는 돌로 만든 강단에 앉아 짙푸른 하늘에 떠 있는 솜털 같은 구름, 아치형 연결 다리 사이에서 날갯짓하는 새들, 고딕 양식의 스톤 아치에서 내리비치는 태양빛을 만끽했다. 금쪽 같은 하루였다.
700여 년간 제단으로 사용된 뒤 600여 년간 모진 바람을 견딘 돌이 거기 놓여 있었다. 사람들은 거기서 기도했고, 성만찬을 거행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기도 했다. 고즈넉하고 경건한 이곳에서 나는 그토록 아름다운 광경을 접하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때 주님께서 내게 속삭이시는 말씀이 또렷이 들렸다.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 12:1).
하나님의 미소가 느껴졌다. 그런데 왜 하필 로마서 12장을 생각나게 하셨을까? 나는 지금 앉아 있는 곳이 사실은 희생을 상징하는 장소라는 점을 기억해 냈다. 예수께서 자신을 희생하셨으므로 우리는 더 이상 회개와 구원을 의미하기 위해 짐승을 드릴 필요가 없게 되었다. 예수로 말미암아 나는 죽음이라는 형벌에서 벗어나 왕국의 삶을 얻게 되었다. 우리 자신을 살아 있는 희생 제물로 드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이것은 단순히 내 몸을 제단 위에 묶어 놓는 게 아니다. 그분이 보고 싶은 것은 우리의 죽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이다.
주님, 당신의 자비롭고 유쾌한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 크리스티 K. 로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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