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의 집 마당에 못생긴 미루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나무는 가운데가 썩어 움푹 파이고 수박처럼 큰 혹도 달려 있었습니다.

가끔 노인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나무가 보기 흉하다며 베어버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노인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아주 큰 일을 하는 귀한 나무라며 말입니다. 

손님들은 도대체 무슨 큰 일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노인은 지난 십 년 동안 나무를 지켜본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원래 노인이 사는 마을에는 미루나무가 많았는데

곧게 뻗어 번듯하게 생긴 나무는 모두 젓가락 공장으로 팔려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오직 노인의 집에 있던 못생긴 나무만 오래도록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마을을 찾는 꾀꼬리와 딱따구리, 까치, 올빼미, 소쩍새에게까지

둥지를 틀 자리를 내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손님들은 노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나무를 바라보았습니다. 

 

지난 여름 홍수가 나서 강물이 마당까지 차올랐을 때

노인은 놀라운 광경을 보았습니다.

생명의 위험을 느낀 온갖 벌레가 줄지어 못생긴 미루나무 위로 대피를 한 것입니다.

이 나무가 없었다면 벌레들은 모두 휩쓸려 갔을 것입니다.

나무는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생명까지 품어 주었습니다.(좋은생각 5월호) 

 

못생긴 한 그루의 나무도 이렇게 쓸모가 있는데,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웃에게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못생겼을까?', '나는 왜 이렇게 몸이 약할까?',

'나는 왜 이렇게 달리기를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 때에

썩은 몸을 가지고도 오래도록 자연의 많은 생명을 품었던 나무를 생각하십시오. 

또한 나무를 귀하게 여긴 노인보다 훨씬 능력이 크신 하나님께서

항상 여러분을 사랑으로 지켜보시며 귀하게 여기시고 인도하심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귀히 여기시리라"(요 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