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낯선 대만에 온 것 같은데 어느새 18개월이 지났습니다. 신띠엔교회에 부임한지도 벌써 9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와 여러분들의 간절한 기도에 힘입어 저희 가족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한국에 있을 때 매년 9~10월이면 비염 때문에 상당히 고생을 했었는데 여기에서는 아직까지 비염은 커녕 감기도 안 걸리고 지내고 있습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대만에 저희가 잘 적응할지 염려가 되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사역하고 있는 신띠엔교회는 PMM 선교사님들이 개척한 교회가 아니라 대만 현지교회입니다. 이곳에서의 목회는 한국에서 목회하는 것이나 별반 다르지 않지만 중국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데서 늘 부담이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은혜를 많이 베풀어 주셔서 큰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대만에 PMM 선교사로 오기 전에 1년 언어연수 후 5년 동안의 대략적인 선교계획을 세우고 왔습니다. 큰 틀은 의료선교와 한글교실이었습니다. 이 계획은 PMM 선교사님들이 개척한 교회로 발령받을 경우의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뜻밖에도 PMM 교회가 아닌 현지교회로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선교전략도 수정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보통의 경우 목회자들은 새로운 교회에 발령이 났을 때 1년차 때에는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교회의 상황을 지켜 보면서 2년차 이후의 선교계획을 수립합니다. 그런데 계획을 세우면서도 언제 다른 교회로 발령날지를 모르기 때문에 안정적인 상황에서 장기적인 목표수립이 잘 안되는 것을 경험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5년의 임기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단점은 보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9월말에 지구 목회자 회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구장 목사님이 각 교회 3개년(2018~2020) 계획을 합회에 한 달 내에 제출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1년 계획도 아닌 3년 계획을 한 달 만에, 그것도 직원회에서 결의까지 하라고 하니 조금은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 4개년(2018~2021) 계획을 구상하고 있었던 터라 비교적 순조롭게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출기간 2주 전인 지난 13일에 합회장님이 양식을 보내 주시면서 그 양식에 맞게 계획서를 내라고 하셨습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나름대로 계획서를 만들고 있는 중이었는데 말입니다. 그 양식에 맞게 계획서를 만들어서 직원회를 통과하고 합회에 보냈습니다. 다행히 합회장님이 계획서를 잘 세웠다고 하셔서 한 달만에 세워보는 3개년 계획건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저는 선교계획을 세울 때마다 계획하는데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과 같다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계획을 잘 세워 보려고 늘 노력을 합니다. 그러나 기획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지라 늘 애를 먹곤 합니다. 여기서는 중국어로 그 계획을 세워야 하니 준비하는 과정이 더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3개년 계획을 세우고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면서 느낀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제가 3개년 계획안을 설명했을 때 직원들이 호응하며 이 계획대로 한 번 해보자고 했습니다. 저의 목회철학 중 하나는 목회자가 의지를 가지고 비전을 세우고 직원들이 협력할 때 반드시 교회는 부흥하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3개년 계획은 이미 수립되었고 그 계획대로 실행에 옮기기만 하면 되지만 그 과정에 뜻하지 않은 난제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일에 함께 하신 하나님께서 계획을 실행해 가는 과정에도 친히 도우시리라 확신합니다. 이 계획이 잘 실행되어서 여러분들에게 좋은 보고를 드릴 수 있도록 성도들과 함께 열심히 뛰어보겠습니다. 기도로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계획이 있어도 오직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히 서리라(1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