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저희가 대만에 PMM 선교사로 온 지 13개월이 되었습니다. 또한 며칠 전이 신띠엔교회에 부임한지 100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100일이 아니라 훨씬 더 오래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곳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지난 100일을 되돌아 보니 그저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저희 가족들도 비교적 빨리 이 곳 생활에 적응하고 있고 많이 걱정했었던 전도회도 잘 끝나고 지난주 초에는 APU 한인교회에서 관광을 오셔서 제가 직접 가이드를 했습니다.


  요즘 선교사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주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중국청도한인교회에 이어 대만에 와서 PMM 선교사로 사역하고 있는데요. 먼저는 이렇게 선교사로 사는 것이 큰 특권임을 알게 됩니다. 중국 청도에서는 한인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대만에서는 현지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사역할 때와는 언어와 문화가 다른 곳이라 때로는 어려움도 있지만 오로지 주님의 은혜로 사역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습니다.


  저의 첫 발령지는 강진교회인데요. 20053월부터 20112월까지 6년 동안 사역했습니다. 20108월에 대만에 PMM 선교사 9기로 지원하려고 했는데 하나님께서는 중국청도한인교회로 인도하셨고, 5년 후인 20158월에 필리핀 천명선교사 부원장에 지원했는데 하나님께서는 대만 PMM 선교사로 부르셨습니다. 제가 계획하는 것과 하나님께서 계획한 것에 차이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저를 선교사로 부르셨다는 것입니다.


  원래 목회에 나오기 전부터 저에게는 북한 선교사의 꿈이 있었습니다. 목회에 나온 후로 그 꿈을 거의 잊고 살았습니다. 중국청도한인교회에서의 2년 동안의 사역을 마치고 생각보다 짧게 사역하다가 호남합회로 복귀하면서 저와 선교사와는 그다지 인연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호남합회로 복귀해서 목포 부근에 있는 삼향교회에서 3년 동안 목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부임한지 2년이 지났을 무렵인 20152월에 대만에서 개최되었던 청년 지도자대회에 지역 대표자로 저희 부부가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행사에 참석한 저희 부부는 한 때 PMM 선교사로 가려고 했던 나라라서 그런지 모든 것들이 좋아보였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대만 PMM 선교사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용기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만 간절히 있었을 뿐 실천할 용기가 안 생기더군요. 그런데 20158월의 어느 날, 14PMM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는데요. 중국, 몽골, 대만과 함께 1000명 선교사 부원장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1000명 선교사 부원장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했더니 동의를 해줘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대만으로 나왔는데요. 제가 지원할 마음이 있었던 나라여서 그런지 선뜻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순종하게 되었습니다.


  며칠전 지난 날을 되돌아보니 저의 꿈은 북한 선교사였는데 선교지(중국 청도, 대만)와 북한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북한의 수도인 평양에서 목회를 해보고 싶다는 구체적인 꿈이 있는데요. 이 북한 선교사의 꿈이 저만의 꿈인지 하나님의 계획에 들어 있는지 아직은 잘 모릅니다. 그러나 대만 PMM 선교사의 꿈을 뒤늦게나마 이루어 주셨듯이 하나님의 뜻이 있으면 언젠가 이 꿈도 이루어 주시리라 확신합니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선교사의 길을 두 번째 걷고 있는 지금, 저는 그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뿐이고 행복할 뿐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대만에서의 사역과 그 후의 사역에 기대와 설

렘이 충만합니다. 여러 모로 부족한 저희가 이 곳에서의 사역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계속 기

도해 주십시오.


선교사로 산다는 것은 이 말씀처럼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12:24).”


또한 선교사로 산다는 것은 십자가의 길 순교자의 삶이란 복음성가처럼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내 마음에 주를 향한 사랑이 나의 말엔 주가 주신 진리로

나의 눈에 주의 눈물 채워 주소서

내 입술에 찬양의 향기가 두 손에는 주를 닮은 섬김이

나의 삶에 주의 흔적 남게 하소서